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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Nov 02. 2023

글쓰기의 두려움 극복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글을 쓰려면 하면 뭘 써야 할지 고민에 앞서 글쓰기가 어렵고 두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어요. 예전에는 손으로 원고지나 노트에 썼지만 지금은 pc 모니터와 키보드를 앞에 두고 빈 화면만 쳐다보고 있죠. 첫 시작 문장을 잘 써야 한다던데, 뻔하지 않은 글로 시작하고 싶은데 하면 고민하게 돼요. 멋진 표현을 하고 싶고 독자의 관심을 확 끌 만한 것이 없을까 싶으면서 나는 왜 이렇게 글을 못 쓰지 스스로 낙담하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하죠. 말도 그렇고 글은 더 그런데 많이 써봐야 해요. 어색하고 이상한 문맥, 비문들을 옆에서 아무리 피드백해주고 합평해줘도 쉽게 고쳐지지 않아요. 오히려 다른 사람한테 들으면 기분만 상해요. 제가 글쓰기 수업해 보니 글에서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아~ 이분 글은 표현만 좀 고치면 좋겠는데…. 이분은 짧지만 임팩트 있네. 이분 글은 위트가 있네.’ 등등 각자 가지고 있는 글의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개중에는 글을 써보지 않았다고 하는 데 잘 쓰는 분들도 있어요. 타고난 언어지능이 좋은 거죠. 아무리 타고났어도 계속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어요.     


 난 타고난 재능도 없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맞아요. 많이 써봐야 해요. 무턱대고 많이 쓰면 되는 건가요? 우리가 쓰려고 하는 글이 어떤 글인지에 맞춰 써야겠죠.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면 정보부터 찾고 써야 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글도 마찬가지로 근거부터 찾아야겠죠. 우린 보통 에세이를 쓰는 거니 주제를 정해놓고 쓰는 것이 좋겠죠. 그게 꼭지글의 제목이 될 거예요. 처음부터 끌리는 제목을 정하기는 어려워요. 처음엔 단어 키워드로 적어놓고 시작해도 좋아요. 그래야 옆으로 빠지지 않아요. 목표를 알려주는 깃발과 같은 거죠.    

  

 몇십 년 강의하고 있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신 분이 있었는데 책을 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강의하고 있는 내용을 써보면 어떻겠냐고 했죠. 2시간 강의에는 책 한 권의 분량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되니 충분히 책을 쓰고도 남을 내용들이죠. 알겠다며 그런데 자신은 한 페이지를 쓰기도 어렵다고 하셨어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한 줄 쓰고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그러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간다면서요. 그래서 처음 글을 쓸 땐 ‘정한 주제(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쓰고 맞춤법, 띄어쓰기에 상관하지 말고 써야 해요. 글의 순서도 상관없어요. 그냥 쓰고 한 개의 글이 끝나고 나면 맞춤법과 띄어쓰기만 수정하세요.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져요. 워드 프로그램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면 맞는 것으로 수정할 수 있고 브런치에도 글 발행하기 전에 맞춤법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분 어떻게 되었냐고요? 여전히 한 개의 꼭지글도 쓰지 못하고 있어요. 잘 쓰든 못 쓰든 그냥 쓰면 되고, 그리고 계속 써야 해요. 스스로 마감을 정해놓는 것도 방법이고 그런 방법이 오히려 스트레스라면 일주일에 한 개, 한 달에 몇 개 이렇게 정하셔도 좋아요. 단, 꾸준히 쓰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가장 좋은 건 매일 쓰는 거예요. 한 달 내내 ‘난 건강에 관해서 쓰겠다. 난 커피에 관해서 쓰겠다’ 처럼 큰 주제만 정하고 쓰셔도 좋아요. 내가 아는 것 모두, 좋아하는 것 모두 쓰는 거죠. 그러면 거기서 맘에 드는 글이 나오기 마련이에요. 그것들을 골라 다시 다듬어도 좋고 살을 붙이거나 두 개의 글을 하나로 만들어도 돼요. 맘에 안 드는 글은 과감히 버리기도 해야겠죠.     


 글쓰기의 두려움은 글을 잘 쓰려는 욕심에서 나와요. 잘 써야겠다는 마음을 접고 쓰면 오히려 쉽게 써져요. 내 글을 좋아할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여기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겠죠. 너무 뻔한 표현은 아예 쓰지 마세요. 어딘가에서 들어본 이야기라던가 당위성을 가지고 그래야 한다는 걸 강요하는 표현이 되겠죠. 뻔한 글은 한 번 비틀어줘야 신선해져요. 드라마 에피소드 제목이었는데, 이런 거죠.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 듣자마자 ‘아~ 맞아’ 하며 감탄했어요.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걸 너무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상황의 글을 쓸 때면 뻔한 표현도 괜찮아요. 하지만 의외로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는 거 아시죠? 그러니 반전으로 신선함을 주는 쪽이 낫죠.


 어찌보면 뻔한 글을 쓰면서 공감하게 하는 글이 더 어려워요. 그러니 그저 뻔한 표현, 글은 안 쓰는 게 낫겠죠. 좋은 글은 쉽게 읽히는 글이에요. 어딘가 매끄럽지 못한 글은 내용이 좋아도 읽다가 멈추게 돼요. 번역서는 누가 번역했는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조건 쓴다. 맞춤법, 띄어쓰기도 무시해라’ 그리고 계속 쓴다. 단순해보이고 당연해보이는 이것이 글쓰기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자 글을 잘 쓰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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