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예단에서 상담전화를 받아보니 학부모 못지않게 학폭 책임교사도 힘들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쪽 부모님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학폭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교사에게 섭섭해하고 심지어 고소까지 합니다. 지인을 통해 학폭 책임교사를 소개받고 궁금한 점을 알아봤습니다. 사립 일반여자고등학교에서 화학교사이면서 2년째 학폭 책임교사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관계 맺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특징 때문에 학교폭력이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의 교류가 몇 배는 더 많습니다. 핸드폰으로 자유자재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폭력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SNS가 문제입니다! 학교에서는 조용하게, 착실하게 공부만 하는 아이더라도, 그 아이의 SNS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폭력의 원인이 되고, 증거가 되어 그 아이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의 SNS에는 학폭이 진행되고 있고, 예외인 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내가 모르는 내 아이의 모습을 부모는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온라인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책임교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학폭 책임교사를 하며 어떤 것이 가장 힘이 드냐는 물음에 “단연, 학부모를 상대하는 일입니다. 학폭 신고가 들어왔을 때 매뉴얼대로, 절차대로 진행하는 과정에 가, 피해 학생 학부모에게 사안 처리과정을 알려야 합니다. 이때 가해 학생 학부모의 경우, 2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화기를 붙잡고 어떻게든 잘 넘어가게(담임 또는 학교장 종결로 끝날 수 있게), 피해 학생에게 어떻게든 사과를 하고 화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사정을 하는 학부모님입니다. 보통 이런 유형의 어머니는 사안 처리과정을 알릴 때마다 30분 이상 전화기에 대고 통사정을 하십니다. 그럼 저는 물론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님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냉정하게 전화를 끊을 수는 없고, 이 과정에서 너무나도 몸과 마음이 지쳐버립니다.
두 번째 유형은, 학교로 찾아오는 학부모님입니다. 나쁜 말로 하면 쳐들어오십니다. 우리 애가 왜 가해자냐, 우리 애도 그 애한테 당했다더라, 왜 그 애 말만 듣고 우리 애를 범죄자 취급하느냐!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러면, 저는 당혹감과 절망감, 억울함의 눈물을 애써 억누르며 차근차근 설명을 하지요. 이런 학부모님을 진정시키려면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마지막에 가실 때는 잘 부탁드린다고 하십니다. “라고 했습니다. 상담전화를 받고 있기에 어떤 심정인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전화 상담해보니 요즘 비상식적인 부모가 늘고 있다는 것과 내 아이를 위한다는 것이 오히려 힘들게 하는 경우가 됩니다. 그러면서 교사가 “중립적이지 않다. 덮으려고 한다. 나는 힘든데 장난으로 치부한다. 별스럽다고 여긴다. “며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일선에 있는 책임교사이기에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아 과연 그런지 물어봤습니다.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궁지에 몰리면, 더욱 자기중심적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피해 학생 진술을 들어보면 가해 학생이 분명 잘못을 했고, 또 가해 학생의 진술을 받다 보면 역시나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란 말을 절감합니다. 결국 양 쪽에 모두 폭력의 원인이 있습니다. 누가 먼저 신고했느냐에 따라 가, 피해가 결정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분명 자신의 부모님에게 자신이 상대방에게 당한 것만 부각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부모님들은 교사에게 “우리 애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선생님이 그래도 되느냐?”라며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오지요. ‘나는 왜 이런 일을 맡게 돼서 교사로서의 자존감 다 무너지고 회의감만 남게 되었을까?’, ‘나는 학교에 학생들을 가르치러 오는가, 학생들을 취조하러 오는가...’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
학폭이 없어지려면 부모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자문을 구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녀가 어떻게 학교생활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말하기 싫어해도 질문하셔야 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특별한 일 있었느냐, 누구랑 친하냐, 누구랑 사이가 좋지 않으냐(중요한 질문!), 친구한테 해코지하지 않느냐, 누가 괴롭히지 않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부모로서 꼭 필요한 것은 간섭이 아닌 관심이란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결국 학폭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힘들어한다는 것 또한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