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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칼두 Oct 19. 2020

아빠1

죽음을 대면하는 우리의 태도 08

그러니까, 그건 2019년 2월이었다.


나는 2018년 여름에 전역을 했다. 학교를 다니는 복학생이었다.


2019년 2월에도 여전히 학교를 계속 다닐 계획이었다.


이미 수강신청도 마쳤다.


나는 오랜만에 친구와 술을 먹었고, 그것은 새벽 2시였다.


새벽 2시에 집에 들어섰다. 아빠는 의자에 앉아서 TV를 보고 계셨다.


그리고 기침을 콜럭 하셨다. 오랜 감기. 그것은 아빠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11월에도 감기에 걸리셨다가, 나으신 적이 있기에.


그날도 그랬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나에게 왜 이리 늦게 왔냐고 나무랐고, 나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양치를 하고 잠이 들었다.


그때가 마지막 대화일 줄 난 몰랐다. 


모르겠다. 그때 알았더라면. 좀 달라졌을까?


새벽 6시 반. 


고모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랑 지금 응급실을 가고 있다고 했다.


집 앞 병원. 


정신도 없이 우선 갔다. 하지만 내가 도착하니, 또다시 고모와 아빠는 떠났다.


대학병원으로.


나는 택시를 따고 따라갔다.


대학병원 응급실.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아빠가 누워 있는 쪽은 계속 의사가 심폐소생술 같은 걸 했다.


나와 고모는 그곳에서 기다릴 뿐.


고모가 말하길. 새벽 5시 반 넘어서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는 것.


너무 숨이 가쁘다고. 


그래서 병원에 가야겠다는 것이다. 


그때까진 그래도 멀쩡했던 것 같다.


원래는 9시가 넘어서 갈 예정이었다고.


근데, 안 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히 응급실을 가려고 택시를 탔고,


택시가 병원에 도착하자, 아빠는 병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택시에서 쓰러졌다.


이것이 전말.


의사가 나를 부른다.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체돼서, 조금만 지나면 뇌사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설마. 


알겠다고 했다.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이렇게 끝인 걸까?


한순간에?


그리고 의사가 다시 나에게 왔다.


아빠가 사망했다고.


알겠다고 했다.


고모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물 한잔만 먹어야겠다. 


물을 마시러 밖을 나가려는데,


나는 쓰러졌다.


차라리 그때 못 일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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