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중단 사태, 맙소사 분유가 떨어졌다.
아기가 4개월 차 접어들던 때인 1월의 이야기이다.
택배 물류 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안 그래도 택배의 서비스가 불안정한 1월에 택배가 지연되는 사태가 더 해져서 난리가 난 시점이었는데 결국, 사달이 일어났다.
아기 엄마가 분유가 부족한 것을 인지한 시간은 10시, 당시 코로나 대 흥행 시점인 2.5단계로 모든 마트가 9시에 문을 닫을 때였다.
아기가 100일 정도라 먹는 양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아기 엄마가 더더욱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기도 했다.
부랴부랴 늦게 퇴근해 집에 들어온 필자도 문제의 심각성을 단번에 인지할 수 있었다.
즉시 움직였다.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택배 담당 기사님께 연락하니 아직 대리점으로 넘어온 물건이 아니라고 최대한 오는 즉시 가져다 드리겠다는 공허한 답변만 돌아왔다.
아이는 당시 수면 교육 중이었다.
마지막 분유를 다 먹고 꿈나라에 들었다고 했다.
혹 중간에 배고프다고 깨기라도 한다면 더 최악일 것이고 변수 없이 아침 일찍 깨면 바로 분유를 먹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기가 모유 수유를 원하지 않아 얼마 전 단유를 해서 더 큰 일이었다.
내일 10시가 돼야 마트가 문을 여니 그때까지 먹일 분유가 부족했다.
아내는 울먹이며 당근 채팅창을 보여주었다.
채팅창 안에는 아내가 노력한 흔적과 한 판매자와 대화한 목록이 남아 있었다
대화 내용은 이랬다.
아내가 아침에 아기가 일어나면 택시를 타고 가서 분유를 받아온 다음 오자마자 분유를 타서 먹일 계획이라고 하고 판매자는 아침에 잠시 나와 분유를 전달하겠다는 대화였다.
채팅 창을 보고 있는 도중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실제 아내의 대화 내용 캡처)
아내는 자신의 잘 못이라며, 굳이 직접 가서 받아 오겠다며 콜택시를 알아보고 있었다.
코로나로 배달 업체들이 많아지고 기사님들도 늘어났다는 뉴스가 기억났기 때문이다.
분유가 있는 곳이랑 제일 가까운 업체의 연락처를 검색해 전화를 걸어 사정 설명을 했다.
전화를 받은 사장님은 종종 이런 일이 있다며 당황하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가져다 드리겠다며 외려 몸 둘 바를 모르던 우리 부부를 달래었다.
판매자는 아이를 육아 중이라 비대면 거래인 문고리 거래 (문 손잡이에 걸어두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거래)를 원했다.
초조하고 불안한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드디어 구매자분이 연락을 주셨다.
우리 부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주문한 분유 두통과 기사님이 오셨다.
판매자분은 마지막까지 아기의 맘마가 제일 중요하다며 함께 걱정해 주었다.
무사히 분유를 전달받고는 판매자 분과 기사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날, 아기는 다행히도 아침까지 잘 잤고 새벽에 일어나 그 언제 보다 따끈따끈한 분유를 먹을 수 있었다.
육아 초보인 우리 부부가 코로나를 제대로 맞이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 사건을 부부가 떠올릴 때면 웃어넘기지만, 그 순간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기들을 지금도 누구보다 진심으로 키우고 계실 모든 부모들께 존경과 응원 그리고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