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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nechoi Jan 10. 2022

최저임금을 못주는 점주들, 이런 이유가 있었다.

달라지지 않는 현실들 앞에 자신의 최저 시급조차 못 받는 점주들...

여기 부산의 중심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젊은 사장님이 있다. 바로 김 00(40) 사장님이다. 김 사장님을 만나서 지금 편의 점의 현실에 대해 들었다.


사장님은 현재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수익을 많이 가져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도 최저임금을 가져가지 못하는 정도의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만약 오르는 최저 시급을 맞추어 준다면 실제로 편의점을 지금처럼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편의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매장에 지원을 하거나 프로모션 등을 알려주려고 오는 MD들도 이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고 이런 사실에 익숙한 이유다.


사장님의 매장에는 7명의 아르바이트 생들이 일한다. 사장님도 이들처럼 똑 같이 근무를 한다. 아르바이트 분들의 근무는 주휴 수당 지급의 문제로 인해 주 15시간 내의 근무를 하지만 사장님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


사장님은 최저시급이 너무 갑자기 오르던 순간부터 시급을 맞춰 주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맞춰 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힘든 일이었다. 결국에는 어느 적정선에서 시급이 멈춰 버린 이유다.


사장님은 업종별 최저 시급 차등제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장님의 매장에는 항상 오던 고정 고객이 많다. 그래서 프로모션이나 상품의 진열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아 일이 다른 매장보다는 많이 수월하다고 했다. 직원들이 사장님의 매장에서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장에서도 일하는 직원들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일들은 원래부터 시급이 높았어요. 그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편의점은 한 시간 교육을 받으면 일을 할 수 있는 단순노동에 가깝습니다. 여기까지 최저 시급을 적용하게 되면 죽으라는 소리밖에 되지가 않아요. 가족 장사로 돌리거나 인원을 줄이거나 기계화시키는 것을 고민을 하는 이유입니다."


"코로나로 셧다운을 맞았을 때 충격과 손실을 복구하기에도 급급한데 내년은 5%가 올라서 9160이라네요. 이거 주라는 것은 망하라는 소리로 들릴 정도입니다. 이 것을 주려면 무인으로 가거나 가족들과 함께 근무를 하는 수밖에 없어요."





사장님은 업종별 최저시급 차등제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편의점에 적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의 편의 점들이 이런 상황에서 합의 임금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막상 최저임금만 자꾸 고집을 하면 고용인과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더 갈라놓는 갈등의 씨앗이며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도 했다.


사장님은 편의점에 매출별 부가세 차등제가 적용되고 지금의 편의점들을 유지하고 더 이상 출점을 삼가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의 편의점이 포화 상황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거라고 했다.


지금으로 계속 간다면 아르바이트들의 자리가 더 줄어들 거라고 했다. 편의점이 야간에 영업을 하거나 무인화를 고민할 것이라고도 했다.


"저희는 대단한 자본가라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이지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같은 입장이지요. 오르는 시급은 결국에는 자영업자에게만 총체적인 부담을 주는 것입니다."


물론 사장님은 최저시급을 맞춰서는 못주지만 최대한으로 줄 수 있는 만큼을 주고 있다. 하지만 다른 편의점들의 일부는 이를 악용하여 택도 안 되는 금액을 주거나 불합리한 계약을 하는 것들을 봤는데 이는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사장님께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물었다. 그 대답을 존경하는 독자님들께 전하며 글을 마친다.


"종기가 있는데 그곳을 치료하지 않고 다른 부분을 치료한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특히 편의점 업계에서 인건비 논란은 항상 만연합니다. 그 이유가 있겠지요. 편의점의 인건비 문제가 계속된다면 해결을 위해서 이 문제를 피하지 말고 바라보고 개선의 실질적이고 실용적이며 현실 가능한 방안들을 당장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면서 편의 점들을 오픈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정말 답답합니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붓는 분들을 볼 때나 빌려서 창업하시는 분들을 볼 때는 더 답답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얼마를 한 달에 가져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답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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