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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하 Sep 28. 2024

어서 와~친구야! 인생2막은 처음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2막은 행복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순위는 2023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14위이다. 2020년 톱 10에서 3년 연속 내리막이라고 노동, 연금, 교육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난리들이다. 노동, 연금, 교육개혁 모두 인생2막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 들이지 싶다.


 노동분야 최근의 이슈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고령자계속고용' 문제이다. 기업이 60세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과 정년연장 또는 정년폐지 등의 고용연장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금개혁은 세대 간 다른 보험료율 인상과 가입자 수가 줄거나 기대수명이 늘게 되면 '자동조정장치'를 통해서 연금액을 삭감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교육개혁은 공적차원에서의 돌봄을 강화하겠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 모두 퇴직 이후 맞이하는 인생2막에 영향을 주는 사항들이니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나 노동과 연금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불명예스러운 대한민국 OECD 1위 3종 세트가 있다.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산재 사망률 1위다. 경제순위 14위 국가라는 사실이 무색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2020년 기준, 50세 이상 연령대의 자살률은 전체 자살자의 54%를 차지한다. 특히 50대 자살률은 19.7%로 연령대 중 자살자 수가 가장 많다. 그다음이 18.2%를 차지하는 40대이다. 60대는 14.7%, 70대는 10.6%, 80대는 9.0%를 차지한다. 이 데이터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의 40, 50대가 가장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OECD 1위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산재 사망률 1위

                                                                                                  출처: Copilot(기준연도는 상이)


2023년 대한민국의 평균퇴직 연령은 49.4세이다.


 49.4세면 아직 한참을 더 벌어야 할 나이인 것은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 나이에 소위 주된 일자리에서 자의던 타의던 벗어나게 된다. 2021 전경련에서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3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퇴사자 중 비자발적 퇴사자의 비율이 71.9%에 이른다. 비자발적 퇴사자 중 명예퇴직, 권고사직, 정리해고로 퇴직하는 비율이 59.5%나 된다. 사업부진, 휴폐업은 12.4%이다. 인생2막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고 국민연금 수급 시점은 13~14년 후인 대부분의 퇴직 중장년들은 바로 소득절벽에 빠지거나 자영업의 늪에 빠지고 만다.



대한민국 OECD 1위가 두 가지 더 있다.

첫 번 째는 중장년 근로자 비정규직 비율이다. 


 2022년 55세~64세 근로자 기준, 대한민국 중장년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은 34.4%로 부동의 OECD 1위를 차지한다. OECD 주요 국가의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 22.5%, 프랑스 8.0%, 독일 3.0%, 미국 2.9%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OECD평균은 8.6%이다.


 89년 필자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한민국은 10%대 고성장시대의 마지막 구간을 향유하고 있었던 것 같다. 97년 IMF위기가 오기 전인 90년대 초. 중반까지만 해도 5% 이상의 성장을 이어갔었다. 이러한 추이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고용시장도 명암을 함께 해왔다. 고 성장 대(大) 고용시대를 지나 90년대 초, 중반 국내 대기업의 인건비 부담으로 생산 공장의 해외이전에 따른 '고용 없는 성장'의 시기가 있었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은 '고용도 성장도 없는' 시대에 와있다. 비단 대한민국의 얘기만은 아니겠지만 최근 몇 년 새 유독 심한 것 같다.


 자꾸 얘기가 산으로 가려한다.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크게 확대된다. 기업의 상시 구조조정은 당연시되고 어느 순간 명예퇴직, 희망퇴직이라는 아름다운 워딩으로 바뀌면서 지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에서는 유행처럼 경쟁적으로 도입했던 것이 아웃소싱이었다. 소위 '선택집중'을 명분으로 기업의 핵심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의 피나는 노력(??) 끝에 만들어진 비정규직 시장에 당시의 주인공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 째는 65세 이상 고용률이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 65세 고용률은 34.9%로 OECD 선진국 중 1위이다. OECD평균은 15.0%이고 미국은 18%, 일본은 25.1%, 스페인은 3.1%에 불과하다.

정작 한창 일할 나이인 55~ 64세 고용률은 주요 선진국 중 9위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노화의 단계로 접어들어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준비할 시기에 노인 빈곤율 1위의 나라에서는 100명 중 35명의 노인들이 고된 단순노무직 노동 현장의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자살률, 노인빈곤율 1위의 나라.

퇴직연령 49.4세인 나라.

중장년 근로자 비정규직 비율 1위인 나라.

65세 이상 고용률 1위인 나라에서...




친구야! 행복한 인생 2막이 가능하기나 한 거니?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보면 행복한 인생2막이 그렇게 녹녹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돈과 건강을 확보하고 외롭지 않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2막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일부는 맞는 얘기다. 그러나 "그렇지!"하고 맞장구를 치기에는 부족하다. 돈 문제만 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개인차가 크게 있을 것이고 건강에 대해서는 달리 할 얘기가 없다.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늘 어느 정도의 외로움을 느끼면서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는 게 맞지 싶다. 아무튼 행복한 인생2막을 정의 내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2막은 행복해야만 한다.

이렇든 저렇든 인류사에서 100세 시대를 처음 맞는 우리의 인생2막은 행복해야 한다. 아니 행복해야만 한다. 행복한 인생2막의 서사를 낱낱이 기록으로 남겨 이어 올 후배세대에게 '슬기로운 인생2막'의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꼭 그래야 한다.


#행복한_인생2막 #OECD1위_3종세트

#그럼에도불구하고 #행복해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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