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 | D-55
어떤 도전도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봐야 하는 이유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 55일 남았다.
마라톤 참가비만 500만원이 넘고, 그 외에 항공권부터 장비, 식량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도전을 위해 협찬 제안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현재 내 유튜브, 인스타, 브런치 구독자를 모두 합쳐도 1천 명이 안되는 상황이지만…!! 내 진정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높게 사주는 브랜드를 한 군데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주변 러너분들의 추천과 폭풍 검색을 통해 협찬을 받고 싶은 브랜드만 소수로 리스트업했고, 장문의 메일로 제안을 보냈다. 나는 누구이고, 왜 제안을 보냈으며, 그동안 어떤 경험과 도전들을 했고, 이번 도전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의 나의 계획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들에서 해당 브랜드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지.
결과적으로 너무 감사하게도 가민 코리아에서 나의 도전과 지난 경험들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고, 가민 코리아 담당자분과 대면 미팅을 했다. 그리고 가민 코리아로부터 사막 6박 7일동안 거뜬히 함께 해줄 고성능 아웃도어 시계를 제공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부 사정으로 아예 시계를 주는 것은 어렵지만, 나의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6월까지 대여해주시기로 했다! (가민코리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민은 러너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인만큼 워낙 시계 기능도 좋고 배터리 성능도 훌륭하다.
참고로 내가 제공 받은 시계는 Fedix 7 pro인데, 태양광 충전도 되고(진정 사막 마라톤을 위한 시계^^), 스마트 워치 모드로 했을 때는 배터리가 무려 한 달을 간다.
와 이런 시계가 존재하다니… 어마어마하다.
인지도 최상급 브랜드에서 인지도 최하급 수준인 나의 가능성만을 보고 연락을 주시다니.
오로지 나의 진정성 하나만을 보시고 제품을 대여해주셨는데, 충격이었다. 좋은 의미로 충격. (이날로 저는 가민 찐팬이 되어버린…ㅎㅎ)
미팅을 통해 들어보니, 실제로 메일을 통해 어마무시하게 연락을 많이 받으신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나 선수더라도 회신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는 워낙 연락이 많이 오기도 하고 가민이라는 브랜드가 상업적인 홍보보다도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하셨다. 이번에 나에게 연락을 하신 것은 사막 마라톤 도전에 대한 절실함이 보였고 또 내가 공유했던 기존 경험담을 하나 하나 읽어보시며 그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보통 직원분들은 업무로 바빠서 메일 안에 있는 링크 하나하나 모두 확인하기가 어려울텐데, 내가 공유했던 세 개 이상의 글을 모두 읽어보셨다고 하셔서 내심 놀랬다.
‘와 이 분 찐이다…’(감동)
미팅 내내 담당자님의 가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고객 지향적인 가민의 철학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튼.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이번 가민 코리아와의 미팅은 내 인생에서 정말 뜻깊은 경험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대면 미팅하기 전에 정말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내가 이번에 제품 협찬을 받게 되면 어떻게 가민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내가 어떤 부분에서 기여를 할수 있을까?’ 에 대한 부분이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있어야 하기에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서 어떤 걸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민했었다.
그래서 미팅 중에 담당자님께 어떤 방향성을 원하시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그런데 대답은 정말 의외였다. "조건은 없고, 무사히 안전하게 사막 마라톤 뛰고 돌아오시면 된다." 라고 하셨다. 그리고 완주를 꼭 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없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 무조건 안전이 우선이라고.
의외의 답변을 들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오히려 이 답변을 들으며, 나중에 더 폭풍 성장해서 가민과 큰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아웃도어 시계를 협찬 받으면서 사막 마라톤 도전을 위한 큰 산을 하나 넘은 기분이다.
남은 일 동안 훈련에 최선을 다해서, 꼭 완주하고 돌아와야겠다!
1.무엇이든 진정성이 중요하다.
모든 설득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여지는 것보다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성 있고 꾸준했느냐를 보여줬을 때 사람의 마음을 잘 움직이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지난 날들 동안 작지만 꾸준하게 여러 도전들을 하고 부지런히 기록했던 것들이 무엇보다 가치있게 느껴졌다.
2.겁내지 말고 일단 도전하자.
내가 나의 상황을 계산했더라면, 가민 같은 인기 브랜드에 제안을 보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기에.
그럼에도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했던 것이 통했고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어떤 도전을 하든 가능성을 차단하지 말고 일단 해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좋은 깨달음을 선사해준, 가민 코리아 팀!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훈련 관련해서,
이번주 훈련 하이라이트는 트레일러닝 은평둘레길 코스 24K였다.
혹시 사막 마라톤 준비하시는 분들 꼭 훈련에 트레일러닝이나 등산도 넣으세요...! 확실히 지형이 로드보다 험난해서 더 힘들고 체력 소모가 심한 느낌. 사막 마라톤 훈련에 더욱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4K에 총 4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고비 사막 마라톤 완주하신 손준호님을 비롯한 올댓 트레일 멤버들과 함께 뛰었다.
제일 속도는 느렸지만 잘 뛴다고 주변에서 격려해주셔서 감사했다.^-^
+ 다음주, 다다음주 훈련 계획을 좀 적어보자면,
다음 주는 일단 장비 마련 & 기부 프로젝트 챙기는 것이 1순위가 될 것 같다. 훈련은 70K 목표.
하루 일평균 10K 씩.
다다음 주는 7일간 250K를 나눠서 훈련을 해볼 계획을 갖고 있다.
사막 마라톤 가기 전에 한번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해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
이건 내일 아침에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