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호스트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자유롭게 즐기세요.
이 말이 가장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다.
책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에서 가장 강하게 꽂힌 문장은
“자유방임은 배려를 가장한 이기주의다”였다.
최근 다양한 모임과 행사를 일부러 찾아다니며 관찰하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무엇을 차용할 수 있는지.
대부분의 행사들은 잘 준비되어 있었다.
좋은 공간, 음식, 콘텐츠까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늘 비슷한 감정이 남았다.
뭔가 아쉬운데?
그 이유는 명확했다.
사람들을 ‘풀어놓기만’ 했기 때문이다.
준비는 완벽했지만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에 대한 설계는 없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즐기는 방법’을 모른다.
이 책은 말한다.
호스트의 권위는 곧 지속적인 책임감이라고.
많은 호스트들이 시작할 때
인사 한 번 하고 그 이후의 흐름은 분위기에 맡긴다.
그건 배려가 아니라 방임이다.
호스트가 권위를 내려놓는 순간,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경험의 질은 쉽게 무너진다.
여기서 말하는 권위는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힘이 아니다.
- 방향을 제시하고
- 참여를 유도하고
-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힘이다
모임에서 호스트에게 권위가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다.
1.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가 경험을 누릴 권리를
그 경험을 망칠 자유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때로는 ‘나쁜 경찰’이 되는 것도 필요하다.
2. 평등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직업, 지위, 타이틀을 내려놓을 때 사람들은 진짜 연결된다.
3.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
좋은 모임의 기준은 단 하나다.
'모임이 끝난 후, 연결점이 늘어났는가.'
이 연결은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
설계해야 생긴다.
이 챕터를 읽으며
내가 왜 기획할 때 디테일에 집착하고,
흐름을 만들고, 에너지를 끌어올리려 했는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변태같이 디테일하다”는 말을 듣는 이유도.
이 책은 말한다.
좋은 모임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라고.
첫인사, 마지막 멘트, 참여 방식, 분위기, 규칙 등 모든 것은 의도되어야 한다.
심지어 누구를 초대하지 않을 것인지까지도.
(이 책에서는 사려 깊은 배제라고 부른다.)
지난 7년간 몸으로 부딪히며 쌓아온 감각들이
이론으로 정리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확신이 생겼다.
나는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왕 모임을 만든다면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