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비완 Feb 08. 2024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

내 이름은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이다.

안다. 거짓말이다.

지금 내 앞에 줄지어 선 사람들은

저마다의 여행가방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생활을 이어나가리라는 희망의 상징이다.


도망쳐라!

그들에게 소리없는 간절한 외침을 보낸다.

내 등 뒤로 들어가면

당신들 대부분은 다시 걸어 나오지 못한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나를 믿어라.


제발 들어가지마라!

가족들은 생이별을 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안심시킨다.

괜찮다. 괜찮아 얘야.

몸 잘 챙기렴!

간수들의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끌려간다.


이름이 크게 쓰여진 가방은 쓰레기장으로 모아진다.

이곳은 세계 각지에 흩어진 너희 민족이

모두 모여 살아갈 새로운 터전이 아니다.


죄수복을 입어야 한다.

잘려나간 머리카락이 쓰레기장으로 들어간다.

가스실로 가면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여기서 사라졌다.

도망쳐라.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하지 못한다.


너희들은 살아야 한다.

인간은 귀중한 생명이다.

여기서 도망쳐라.


어제 이곳에 들어온 저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매일 기다린다.


아이야, 미안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로

너의 슬픔을 어찌 대신하랴.


다시는 이곳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를 남겨둬라.

세상 모두가 이곳에서 자행된 만행을 잊지 않도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