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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Oct 10. 2024

나는 얼마나 힘들었나?

지금은 심리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함께 해서 트라우마와 조울증관리가 잘 되어 나름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몇년 전만 생각하면 나는 살아간 게 아니라 간신히 생존만 했습니다.


내가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조울증에 걸린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불행한 어린시절 때문이었지요. 아빠는 알콜중독이었고 엄마는 나를 방치하고 정서적 학대를 했으며 작은 오빠는 내게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을 함께 했습니다.


나는 어린시절 너무 힘들고 불행했기에 초등학교 때부터 빨리 죽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런 내게 위안이 되는 건 책뿐이 없었고 책이 있어서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13살쯤 되었을 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내가 힘든 건 내 잘못이 아닌데 죽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그래, 나는 가출도 하지 않을 것이고(위험하니까) 나를 해치는 그 무엇도 스스로 하지는 않을 거야. 공부 열심히 해서 중고등학교도 무사히 졸업하고 대학도 가고 무사히 취업해서 독립하고 정신과에 가자. 나를 살리자.'


그리고 이 내용을 일기장에 쓰고 맹세를 했습니다. 언젠가는 이 지옥 같은 삶에서 빠져나와 행복해지기로. 아직은 멀고 먼 일처럼 느껴지고 힘들겠지만 어른이 되면 내 삶을 내가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살아감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살아감을 버티는 것에서 살아감을 즐기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기 위해 내가 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쓰겠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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