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를 찾는 여정
길지 않았던 전주에서의 1박 2일은 아름다웠다. 기와집들이 아름다웠고 주인 없이 우두커니 서 있던 감나무도 아름다웠다. 따뜻한 가을 햇살이 아름다웠고 바람에 고요히 흔들리던 갈대들도 아름다웠다. 한복을 빌려 입은 (나라면 안 할 것 같은) 사람들의 웃음도 아름다웠고 충동적으로 사버린 알이 실한 사과대추도 아름다웠다. 요즘은 쓰지 않는 개구진 폰트로 적혀있던 가맥집들도 아름다웠고 늦은 밤 어떤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던 아이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가족들이 함께 떼창을 하는 소리도 아름다웠다.
익숙해졌다 생각했던 계절이 만끽되는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졌다. 아, 가을은 이런 계절이었구나. 순간들이 모여 이 계절이 가을임을 깨닫게 되었던 나는 그, 가을답게 마음이 풍족해지게 된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 순간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