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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Kim Dec 20. 2023

산타할아버지는 진짜 있어요?

산타를 믿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는 또래의 친구들보다 유행(?)에 느린 편이다. 올해로 4살인 동생의 시청 연령에 맞춰 TV를 보다 보니 친구들에겐 이제 관심 밖인 뽀로로도 여전히 즐겨본다.


그런 아이에게 몇몇 친구들이 산타할아버지가 없다고 얘길 하니, 아이는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두고 진지하게 얘길 꺼낸다.

“엄마, OO이가 산타할아버지는 없데, 쿠팡에서 선물이 오는 거래. 산타할아버지는 없어?”라고 묻는다.

“뭐? 그럼 그 많은 선물들을 전부 쿠팡에서 보내준다고??”

아이가 말하는 의도를 알지만 모른 척 한술 더 떠서 물어봤다.    

 

“아니 아니, 엄마, 아빠가 미리 쿠팡에 주문을 하고 그걸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것처럼 준데.”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진짜 산타할아버지는 없어?”     


나는 옆에 있는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이 산타할아버지면, 산타할아버지를 안 믿는 애들한테 선물을 주고 싶어요? 안 주고 싶어요?”

“안 주지, 믿지도 않는데 왜 줘? 지금까지 줘도 안 믿는데.”


작년까지 코로나 때문에 발이 묶인 산타에게 첫째와 둘째의 착한 일 리스트를 이메일(e-mail)로 보냈던 애들 아빠는 올해부터는 그 일도 안 해도 되는 거냐며 더 세게 나온다. 우리 가족 중에 유일하게 산타의 이메일 주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빠 이기에 아이의 눈빛이 흔들린다.   

  

“라희야, 엄마도 아빠랑 같은 생각이야. 산타할아버지가 이번 주에 선물을 줘야 할 친구들이 얼마나 많아. 그리고 올해가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을 받는 진짜 대목인데, 안 믿는 친구에게 선물을 줘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

“엄마, 대목이 뭐야?” 라고 물으며, 괜히 딴소릴 한다.    

  

“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엄마도 어느 순간부터 선물을 못 받았거든. 왜 그런가 했더니 엄마가 산타할아버지를 안 믿어서 그런 거네. 헐, 몰랐어.”

“(씨익 미소를 지으며) 엄마, 나 때문에 지금 그 사실을 알게 된 거야?”

“응. 왜 엄마한테는 선물을 안 주시나 했는데 그 이유였네. 그 이유였어. 산타할아버지는 안 믿으면서, 선물만 받고 싶어 했네.”

 

나는 쐐기를 박았다.

“라희야, 산타할아버지 안 믿으면 빨리 말해줘. 그래야 엄마, 아빠도 올해부터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어떻게 할지 얘길 하지. 우리도 쿠팡에서 선물을 주문할지 말지도 결정을 해야 하고”

“아니, 나는 믿는데!! 안 믿는다고 말 안 했는데, 그냥 물어 본거였는데.”  

 

산타할아버지는 있다.

신도 있고, 영혼도 있고, 우주인도 있고, 에너지도 있고, 파장도 있는데... 

산타할아버지가 왜 없겠는가.


나는 이제야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는 걸 믿는다.

믿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무언가가 우리 삶을 이끌어 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산타할아버지, 이제 저도 선물 주세요!!!







뽀바이문구, 점포정리(20일까지)

광고) 오늘(20일)까지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의 '뽀바이문구'가 점포정리 할인을 합니다. 

동네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작은 문방구인데, 이제 사라져 버린다니 저도 아이도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아직 방문을 못하신 동네 주민분들이 계시다면, 꼭 방문하셔서 좋은 물건을 싸게 사시길 바랍니다. 출근길에 사진을 찍어서 올릴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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