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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Kim Jan 19. 2024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겠다

양극에 대하여

제가 새벽독서를 하면서 첫 번째로 개념화한 사고는 바로 ‘양극‘입니다.


지금은 제 입에서도 양극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지만, 처음에 양극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전류의 음극(-)과 양극(+), 음양오행, 팔괘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양극이라는 것은 서로 상반되는 곳에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 닿을 수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보면 그러합니다.


하지만, 양극은 상반되지만,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존재가 소멸해 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양극 자체가 하나의 통일성, 완전성을 얘기한다는 것을 책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고의 과정은 이러합니다. 2022년 11월에 [뤼디거달케의 몸은 알고 있다]라는 책을 추천받았고, 교과서 보듯이, 공부하듯이 읽어보라는 교수님의 조언을 따라, 공부하듯이 읽어 내려갔습니다.   

 

몸은 알고 있다 속그림

                                                                                                                              

위 그림은 우리가 한 번쯤은 본 그림입니다.         

누군가는 두 사람이 마주 보기하고 있는 모습으로, 누군가는 예쁜 잔을 떠올리기도 할 것입니다. 내가 사람으로 인식하면, 잔은 보이지 않고, 잔을 인식하면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그림을 구성하는 사람과 잔은 동시에 존재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사람 혹은 잔으로 보이거나 기껏해야 하나씩 순서대로 알아보긴 하지만, 두 그림을 동시에 볼 수는 없습니다. 이 그림의 인식과정은 양극을 설명하는데 좋은 도구가 됩니다.


내가 검은색의 사람만을 인식한다고 해서, 흰색의 잔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흰색의 잔만 인식하다고 해서, 검은색의 사람모습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할 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렇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인식하는 것과 인식하지 못하는 두 가지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쉬운 예로, 어둠이 없다면 빛을 인식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밝음만 있었다면 빛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빛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빛을 얘기할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게 되는 것입니다. 즉, 어둠이 있었기 때문에 빛을 인식할 수 있고, 반대로 빛이 있기에 어둠을 인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반되어 보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양극입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완전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를 없애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쪽을 없애 버린다는 것은 저쪽의 존재의 이유를 사라지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은 양쪽이 다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이번에는 불안에 대해서 얘길 해 보겠습니다.

“불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가요?

불안하신가요?

흔히들 불안은 나쁜 것이고, 없애야 하는 것으로 얘길 합니다.

그러나, 양극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불안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나요? 바로 안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을 없애면, 안정까지 없어집니다. 불안이 있기에 안정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불안을 없애는 것에 자신의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불안의 이면에 안정이 있고, 안정의 이면에 불안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으로 우리의 사고와 의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올바르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양극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나니, 사물을 바라는 보는 관점에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제가 없앤다 하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다만 나는 나의 사고를 확장시켜 이면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집중하자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입니다.

양극은 독서뿐만 아니라, 제 생활의 전반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읽고, 배우는 것에 더 집중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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