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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엄마가 저를 어린이집에 가둬놨었어요."

특수 교육의 힘, 우리 아들이 달라졌어요.

by 오뚝 Mar 17. 2025

아들이 병설 유치원 특수반에 입학했다.


'앞으로 너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보낸 유치원.  


유치원에 입학한 지 아직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 아들이 달라졌다.


이전 어린이 집에서는 4세에서 5세로 넘어갈 무렵부터 등원거부가 서서히 시작돼서 5세 때 피크를 찍고 주변의 다른 어린이집(장애 통합과 장애 전담) 알아보았지만 티오가 없어서 기존에 다니던 일반 어린이 집을 업하기까지 아이도 나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도 아들은 새로운 유치원을 마음에 들어 했고,

그에 대표현으로 일요일에 외출할 때도 유치원 가방을 가지고 나가고 싶어 했다.


가방 메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등하원 할 때 나에게 가방을 건네기 바빴던 아들이 유치원 가방은 잘 고 있는 모습이 신통방통했다.


이는 우리 부부만 느낀 것이 아니었다.

치료 선생님들도 아이가 표정이 밝아졌고, 다양해졌으며, 수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피드백과 함께 '최근에 아이한테 무슨 좋은 일이 있었냐?' 질문을 받았다.


새로운 유치원과 특수 선생님과의 만남이 우리 아들에게 '좋은 일'로 작용한 것이다.


우리 부부는 그런 아들을 보며 '특수 교육의 힘'을 알게 되었다.


어린아이들도 세상과 부딪혀나가면서 하나씩 배워나가야 함은 맞지만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동들은 뇌기능의 문제로 어떤 부분에서는 또래들에 비해 발달이 매우 늦거나 기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부딪히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너무 잦은 그리고 많은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의욕과 자존감이 계속해서 낮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발달 지연 및 장애 아동들은 주변의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이는 아동이 기관에 보다 빨리 적응하고, 지속적으로 기관을 다니는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아들이 특수 선생님께 '엄마가 저를 어린이집에 가둬놨었어요.'라고 말을 해서 선생님이 '유치원에도 갇혀있는 거야?'라고 물으니 '아니요.'라고 대답했다고 선생님께 전해 들었다.


아들이 하원했을 때 왜 그렇게 얘기했냐고 물으니 '어린이 집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는데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아들 입장에서는 그런 어린이 집을 계속 보냈던 엄마가

미웠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아들에게 다시 한번 더 사과하면서 그 당시 많이 힘들었을 아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상황이 어쩔 수가 없었음을 또 한 번 설명해 주었다.


그 무렵에 아들은 나에게 어린이 집에 왜 가야 하냐고 여러 번 물었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어린이라서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고

대답해 주었는데 별로 수긍이 가지 않았는지 계속 같은 질문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엄마가 너에게 가르쳐 줄 수 없는 것들을 배우러 어린이 집에 가는 거야. 집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집에는 친구와 선생님이 없잖아?

어린이 집에 가서 규칙을 배우고, 친구와 선생님과 같이 있으면서 집에서는 배우기 힘든 것들을 경험하러 가는 거야.

그건 어린이 집에서만 배울 수 있어.

어린이 집은 키즈카페가 아니라서 재미가 없을 수는 있지.

내가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고 말이야. 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들을 배우러 가는 거야."  이런 식으로 대답해 주니 더 이상은 왜 가야 하냐고 묻지 않았다.


아이도 머리로는 알지만 아스퍼거 특성 때문에 어린이집 적응과 생활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전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우리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잘 대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어린이집에

있는 것이 갇혀있는 거처럼 느껴졌나 보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 큰 차이를 느꼈다.


바로 '특수교육'의 유무이다.


특수 아동에게는 특수 아동 맞춤 교육이 필요하고, 적절한 특수 교육이 이루어졌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교사와 기관에 대한 특수 아동의 만족도와 평가에 큰 차이를 보인다.


내가 만난 특수 선생님은 특수 아동을 지도하고 교육하는 데 있어서 아동의 부모님과 원활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그래서 전화 통화로 아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듣고 있는 중이다.


또 자폐스펙트럼과 관련해서 읽었던 책중에서 좋았던 책을 나에게 추천해 주시기도 하고, 특수 아동을 잘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과 힘이 중요하다며 내 입장과 마음도 살펴주는 좋은 분을 만났다.


아이 특수 선생님께서는 아들의 관심사인 자동차를 이용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놀이와 대화를 진행하는 노하우가 있으셔서 빠른 시간 안에 아들과 유대감을 형성했고, 아들이 특히나 어려워하는 부분인 또래들과의 놀이나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적재적소한 도움을 줌으로써 아이는 그런 선생님이 감사하고, 든든하게 느껴져서  유치원에 갈 '용기'가 나는 것이다.


아이 병설 유치원은 담임 선생님도 계시고, 아이에게 맞춤으로 도움을 주시는 특수 교사와 특수 실무원 계시니 부모 입장에서도 든든하다.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는 과정에서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여러 번 들었던 말이 있었는데 바로 '아이를 함께 키우자.'였다.

 

이런 말들을 글로는 많이 접했지만 그다지 와닿지가 않았었는데 선생님들 입을 통해 직접 들으니 이건 또 느낌이 달랐다.


 말이 학부모 입장에서는 참으로 힘이 되고, 공교육과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믿음을 피어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드디어 페인팅이 완성되어 침실 벽에 걸어놓았다.


아이를 혼자서 키우는 듯한 고립감이 들 때가 많았는데, 아이를 함께 키우는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우리 가족을 도와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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