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태리 Feb 14. 2022

마카롱이 땡기는 매력

소녀같은 엄마의 마카롱 사랑기

우리 엄마는 7학년 6반 이시다. 사주 명리로 갑목의 기운이 있다. 갑목은 봄의 기운이며, 어린이 같은 호기심과 시작과 새로움을 좋아한다. 그래서, 7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최신 트렌드는 꽤 차고 있다.


몇십년전 동네 주민센터에서 컴퓨터를 배우셨다. 몇년전에는 도서관에서 시니어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셨다. 가끔 엄마에게 발효 식초를 배우려는 50대가 이메일을 쓸 줄 모른다 하면 그것도 안 배우고 뭐했냐고 하신다.


유투브 애독자이다. 좋아하는 유투버도 있으시고, 정모를 하면 지리산 이건, 지방 도시건 참석하신다. 유투브에 BTS 영상을 보시더니, 바로 아미가 되셨다. 퇴근하면 BTS 최근 소식을 알려주신다. 내가 겨울에 바빴는데, 그 사이 BTS 진이 슈퍼참치라는 곡을 냈다. 2월에 되어서야 그걸 알고 엄마에게 이야기 하니


"그걸 이제야 알았니?"


하시며 슈퍼잠치 가사까지 흥얼 거린다. 광어인들 어떠하리~ 상어인들 어떠하리~





작년에는 마카롱을 사다드렸다. 홈카페에서 아침에 선보였다. 프랑스에서 온 계란으로 만든 디저트야. 마카롱의 매력적인 단맛에 빠진 엄마는 선포 하신다.


"앞으로 케이크 사오지 마라. 마카롱을 먹겠다."


커피 쿠폰이 들어오면 모아서 마카롱 사드리면 입꼬리가 올라갔다. 집근처 마카롱 명소를 찾아가 사드리면 웃음꽃이 함박 피었다.




2월초에 시집간 여동생이 내 생일이라고 유명 마카롱집에 주문해 2박스 16개가  집에 왔다. 한번에 먹기가 그래서 매일 조금씩 먹었다. 아침에 되면 엄마는 피곤하신지 방 밖에 안 나올때도 있다. 그럼, 나는 더 주무시게 그냥 두기도 한다. 어느 날, 마지막 마카롱 2개가 남은날 이었다. 거실에 커피, 계란, 사과, 마카롱을 차려놓고 동생보고 먹으러 오라고 이야기했다. 갑자기 그 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오시는 엄마.


"마카롱이 마지막이라 해서 나왔어."


하하하하하...어린이 같은 모습에 엄마가 너무 귀여우시다. 남은거 2개다 드시라 하니,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드신다.



아직, S사 커피쿠폰이 남았는데, 이걸 모아 이번 주말에도 마카롱을 사가야겠다.

이전 12화 그랑프리와 그랑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