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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Nov 01. 2020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돕고 산다면

있는데 없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 관련 뉴스를 보면 마음 아픈 게 많다. 자폐인 아들을 이해 못해 필리핀으로 보내버린 한의사 부부며, 장애인 학교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이웃 주민들 이야기. 장애에 대한 편견 때문에 같은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인식들이 눈에 보인다. 처음엔 분노가 일었지만, 비폭력대화를 배운 후 생각이 바뀌었다. 저들은 무지로 인한 두려울 뿐이다. 모든 행동 뒤에는 욕구가 있다. 그들의 행동에는 안전이라는 욕구가 있었을 테지.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친구들은 결코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사회 전반적으로 자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어떨까? 그 예를 우연히 보게 된 미국의 몰래 카메라에서 찾을 수 있었다. 미국은 점점 늘어나는 자폐 아동의 숫자로, 이들을 보살피는 부모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부모님들 사이에 자폐 친구들이 많이 태어난다고 한다. 무슨 섭리일까? 수영 선수 김진호 님의 어머님이 쓰신 책 <자폐아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다>를 보면 아프리카에는 자폐가 없다고 한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많이 걷고 자연을 접하며 산다. 반면,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최첨단 문명을 누리지만, 자연보다는 지나치게 머리를 많이 사용한다. 자연에서 멀어지고 머리를 많이 쓰는 이유가 아닐까? 확신할 수 없다. 이건 그냥 가설이다.


여하튼, 미국 내 그런 상황에서 한 몰래카메라를 진행했다. 가족들이 식사를 즐기는 레스토랑에서 한 가족이 10대 자폐 아들을 데리고 온 모습을 연기한 것이다. 그때 악역을 맡은 한 배우가 투입된다. 자폐 친구가 상동 행동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어설픈 동작이나 이유모를 행동(손님의 음식을 먹는다)을 하니, 그 배우가 격렬하게 항의한다. 자폐 아들의 엄마는 이 상황에서 운다. 이를 본 대중의 반응을 몰래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자폐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막말을 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
자폐에 대한 몰이해에 항의하는 시민



자폐 아들을 둔 가족을 이해하고, 그 아들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시민들. 왼쪽 분은 경찰관이라 한다.


자폐아들을 둔 가족이 레스토랑에 갔을 때 몰래카메라(영상)



이 영상은 토스트 마스터즈의 마지막 스피치를 했을 때도 사용했다. 가장 놀라운 건 자폐아들 가족을 지켜주려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한 남성분은 배우의 자폐에 대한 몰이해에 닥치라고 격렬한 항의를 한다. 그 배우가 화나서 나가자 시민들 모두 박수를 친다. 울고 있는 엄마를 위로하는 여성 시민도 있다. 또 다른 남성분은 정중히 항의한다. 그 사람은 경찰이었다. 자폐 친구가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만지는 것에 대해 어떠냐고 물으니 나오는 대답.


"모든지 만질 수 있고 건드릴 수 있어요."


자폐 친구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해준 것이다.  비장애인에게 통용하는 일반적인 매너의 틀로 자폐 친구를 보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그게 개성이니까, 개인의 특성을 존중해준 것이다. 필요한 건 이해와 존중이다. 매너라는 건 사람이 만든 것이다. 절대적인 진리 같은 건 아니다. 다양한 상황과 개성에 맞추어 이해받을 수 있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써 온 후, 따뜻한 반응을 많이 만났다. 우리나라도 점점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단지, 아직 마음은 있으나 자폐 친구들과 어울릴 문화가 없는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보드게임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공교육에서 한 번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몰라서 두렵고 불안한 마음도 이해된다. 그 모름에 대해 나는 소개하고 설명하고 싶다. 사람은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익숙해질 수 있다. 


어릴때부터 장애인 통합교육을 시키는 캐나다. 이 교육의 목표 중 눈에 띄는게 많다. "아이들은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요." "아이의 무능보다 능력에 촛점을 맞춰요."


인권 교육에서 우리보다 선진국인 캐다나는 어릴때부터 장애인 통합교육을 시킨다. 교실에서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어울리는 경험을 한다. 그 아이들이 자라나 서로의 다른점을 수용하고, 장애인과 친구가 편하게 된다. 그리고, 못하는것보다 할수 있는것에 집중한다. 이런 태도는 평생 인생을 살면서 정신적인 자산이 될 것이다. 다름을 수용하고, 긍정에 촛점 맞추는 능력은 다양한 사람과의 협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나타날것이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우리나라도 자폐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도 장애인 통합 교육이 좀더 강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건 단지 장애인만의 혜택이 아니다. 비장애인도 언젠가 나이가 든다. 연약해지고 신체적 기능도 하나둘씩 잃어가기도 한다. 그럴 때도 안전하게 이해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면, 나도 이해받을 수 있다. 내가 누군가를 도우면,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용기를 내어 장애인들과 친구 되어 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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