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필기시험에는 보통 논술과 작문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작문에 대해선 [작문 : 자유롭게 쓰되, 하나의 이야기만 하자]고 강조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논술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현역 저널리스트로 근무할 때 자기소개서와 작문 시험 채점, 실무 테스트 평가, 실무 면접 등을 담당한 적은 꽤 있지만 논술을 채점한 경험은 없습니다. 대체로 논술은 논설위원실에서 출제와 채점을 전담합니다.
따라서 제가 논술에 대해 드리는 말씀은 그저 저널리스트로서의 제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I might be wrong(나는 틀릴 수 있다)’의 자세로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제가 드리는 ‘논술 조언’이 요즘 언론사 입사시험 기조나 시대 분위기와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미디어 글쓰기 강의할 때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학생이 찾아와 “‘논술 쓰기 연습한 글’을 한번 봐주실 있느냐”고 요청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공통된 문제점이 하나 느껴졌습니다.
“논술은 자기주장만 써놓는 글이 아닌데요. 글에 ‘강한 자기주장’만 잔뜩 있네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실이나 그 사실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이나 논쟁 등은 제대로 안 담겨 있네요.”
이런 지적에 대해 몇몇 학생은 “그렇게 객관적 사실이나 쟁점 위주로 쓰면, 같이 언론사 시험 준비하는 스터디그룹 동료들이 ‘논술인데 너무 밋밋하고 힘이 없지 않나’라고 평가합니다”라고 답하더군요.
과연 그럴까요?
‘근거 없는 자기주장이야말로 가장 힘없는 논술’ 아닐까요?
논술 쓰기 연습 차원에서 아래와 같은 과제를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체감한 현행 대학입시 제도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 이유를 설명하고 나름의 개선방안을 제안하세요.
시간 : 50분
분량 : 1200자를 넘기지 말 것
이런 과제는 일주일 전 강의 시간에 미리 알려줍니다. 글쓰기 연습은 ‘기습 쪽지 시험’이 아니니까요. 글감에 대해 생각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볼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그 과정 자체가 글쓰기 공부니까요.
아래는 위 과제에 대한 리뷰 총평입니다. 개별 리뷰는 다음 시간에 소개합니다.
<리뷰 총평>
저는 자기만의 입체적이고 생생한 스토리가 담긴 글을 좋아하고, 그런 글을 써야 잘 읽힌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이번에 ‘엄지 척’(좋은 평가)을 드린 글 세 편의 공통점이 그런 생생한 스토리로 리드(도입부)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여러분에게 글을 주문하고, 이렇게 리뷰하는 저도 분명 나만의 기호와 성향이 있습니다. 편견이나 선입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늘 ‘I might be wrong’(나는 틀릴 수 있다)의 열린 마음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따라서 제 리뷰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나 비판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제 리뷰를 참고하시면서, 여러분 각자가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잘 키워가시면 좋겠습니다.
언론사 논술 필기시험에는 <'내가 체감한’>이란 표현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본격 시행될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해 논하라’ ‘정시 확대 방침의 장단점에 대해 논하라’ 같은 식으로 출제될 수 있겠죠. 제가 30년 전에 봤던 논술 시험의 주제는 ‘지방자치시대 개막의 의의에 대해 논하라’였던 것 같습니다.
언론사 논술 시험을 대비해야 하는 분들께는 아래 세 흐름을 생각하며 연습하길 권합니다.
<1> 이 주제(문제)의 핵심내용과 실태는 이렇다 →
<2> 이 주제(문제)를 둘러싼 주요 쟁점이나 찬반 논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3> 나(글쓴이)는 이 문제의 핵심이나 해법을 이렇게 본다 / 그 이유는 이렇다 / 내 생각에 대해 이런저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 그러나 그 반론에 대해 나는 이렇게 재반론한다 / 결론적으로 나는 이렇게 주장하는 바이다
수업시간에 늘 말씀드리지만 주요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 어떤 견해나 생각을 가져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뒷받침할 탄탄하고 객관적인 논리와 논거를 갖춰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내 논리와 주장을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도 설득력 있게 펼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