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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
홍아.
오늘은 우리집 막내가 세례를 받은 날이다.
‘빅토리아’
참 이쁜 세례명인 것 같아.
네가 ‘시험 준비 때문에 세례식에 못 간다’고 했을 때 아빠는 은근히 흐뭇했어. 아 ‘우리 홍이가 이제 공부하는 티가 좀 나는구나’하고.
그런데 그런 기대가 커서 그런지, 네가 그 시간에 독서실 안 가고, 그냥 집에 있었다는 얘기 듣고 좀 실망도 되더라.
홍아.
이번 시험 기간 동안 독서실도 가서 공부하고,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 기쁘다.
때론 ‘우리 홍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을까. 딴짓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몰래 독서실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 홍이를 아빠가 못 믿으면 누가 믿을 것인가’이란 생각에 꾹 참았다.
아빠 잘했지.
홍아.
아빠의 믿음을 잘 지켜줄 거지.
믿는다.
7월 2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