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미래에 대한 즐거운 상상이 현실이 되길

사랑하는 내 딸 

홍아 

    

오늘 시험 어땠니? 혹시 잘못 봤더라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다음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렴.     

지금 방금(오후 10시 56분) 집에 전화했더니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네.      

우리 큰딸 장하다.     

   

홍아. 

남동생이 수학경시대회 금상 받은 덕분에 휴대전화가 생겼지.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네가 기말고사 목표를 이루고, 기숙학원 생활도 훌륭히 마치면 아빠가 정말 최고급 스마트폰 사줄게. 엄마가 뭐라고 하든.

     

몇 번 얘기했지만 남동생이 너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지만, 꽤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

      

지난번 작은누나를 전교회장 당선시키는 데 나름 큰 역할을 했고, 정작 본인은 학급회장 낙선한 뒤에도 그 결과를 잘 받아들였고, 수학경시 대회 결과 나올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게 대견해.

     

그리고 엄마한테 “내가 휴대전화만 가지고 놀면서 공부도 안 하면 바로 빼앗아 버리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의젓하게 느껴지고. 물론 얼마만큼 실천하는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홍아.     

오늘 할아버지랑 아빠랑 저녁식사를 같이 했는데, 우리 홍이의 미래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함께 했단다. 갈 길은 멀지만, 꾸준히 열심히 가다 보면 분명히 네 꿈을 이룰 수 있어. 할아버지와 아빠의 즐거운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원한다.

7월 1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