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빠의 편지를 널 위한 기도로 생각해 주렴

by Newfifty


사랑하는 내 딸

홍아.

이 편지가 49번째니까,

다음 편지는 50번째네.


문득 ‘나는 왜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걸까?’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홍이가 괜히 부담을 더 느끼지 않을까.


아빠 편지는 우리 홍이에게 ‘잔소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아닌가.

엄마나 동생들이 “홍이가(언니가, 누나가) 아빠 편지 아무렇게 버려뒀어”라고 얘기할 때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


그러나 아빠는 이 편지를 처음 쓸 때 ‘100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그 기도는 전적으로 우리 홍이를 위한 기도야.


우리 홍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래서 남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커갔으면 좋겠다.


홍아.


기말고사 준비하는 도중에 아빠에게 “아빠, 더 이상 편지 안 써도 되겠어. 나한테 딱 맞는 공부법 찾았어”라고 말한 적 있지. 그런데 기말고사 성적은 네 목표와 꽤 많은 차이가 있었지 아마.


아빠의 100일 기도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홍아.


아빠의 편지를 그저 ‘아빠의 기도’라고 생각해 주렴.


그저 ‘아, 세상에 날 위해 100일 기도를 올려주는 사람이 나 가까이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렴.


사랑한다.


7월 17일 늦은 밤

사무실에서

아빠가

keyword
이전 08화영화 ‘반지의 제왕’ 재미있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