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2 : 네가 세상에 태어난 지 15일째 되는 날

by Newfifty

사랑하는 당신.


서울엔 첫눈이 내렸다지만

이곳은 멀쩡하게 가을입네 하더니

밤이 되면서 비바람이 불고 있어요.


옆에서 우리 아가가 자고 있고요.


엄마가 아가를 데리고 주무신다는 걸

내가 바득바득 우겨서 옆에 끼고 자고 있어요.


우리 아가 보고 싶죠?


내가 그림처럼 묘사해 줄게 잘 짜맞춰서 떠올려봐요.


얼굴 생김새는 어머님을 닮은 것 같고,

이마랑 눈썹은 당신을,

두 눈은 나를,

턱이랑 입 주위는 작은 형님을,

손가락이랑 발은 도련님을 닮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아버님이 섭섭해 하시려나?

그렇다면 머리는 아버님 몫으로 놔두죠 뭐.


식구들 모습이 모두 담겨있어 그런지

보면 볼수록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가끔씩은 아가를 보면서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이렇게 소중한 사람을 내게 주신 하느님,

고맙습니다.


태어날 때 손가락만 하던 다리가

이제 제법 살이 올랐어요.


엄마는 아가가 젖을 잘 먹는 게 한편 걱정되시는지 가끔씩은 분유를 타서 주시곤 하시죠.

엄마 마음이 다 그런가 봐요.


그렇지만 나는 우겨서라도 젖을 물리려고 하고.


여보.

아가한테 젖을 물렸을 때

쌕쌕 소리를 내면서 빠는 그 모습을 볼 때의 짜릿함을 아직 당신은 모를걸?!


거기다 젖내가 솔솔 나는 녀석을

곁에 눕히고 자는 맛 또한.


그러니까 해외출장 잘 갔다 오면

내가 그런 행복을 당신께 선물하죠.


출장 갈 때 뭐 빠뜨리지 말고 잘 챙겨서 가고,

항상 머릿속을 비우지 말고,

몸조심하고,

밥도 잘 챙겨 먹고.


내 맘 알죠?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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