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발바닥을 들여다본다. 오래되어 낡은 구두 같다.
(김상아, 우리는 안아주는 사람일 뿐, 푸른 숲)
개를 키우고 있다. 나도 개 발바닥을 자주 들여다본다. 산책 후 먼지 묻은 발바닥을 닦이고 말리면서, 풋크림을 발라준다. 두툼한 패드 바깥쪽, 외부와 접촉하는 면에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 있다. 그 굳은 살을 낡은 구두 같다고 표현한 문장이 신선해, 맘에 든다. 오래 신어 편안한,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서글픈 낡은 구두. 낡은 것들은 슬프다. 함께 한 시간 속엔 애정이 담긴다. 따뜻하고 애잔한 시선으로 개의 발바닥을 보면 밟고 지나왔을 과거의 시간과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도 모르게 셈하게 된다. 세상에 난 모든 것에는 마지막이 있다. 마지막이 있기에 지금 우리의 시간이 더 달고 소중하다.
이 책은 노견과 아이를 키우며 겪은 크고 작은 일상 속 추억을 담은 에세이.
발췌한 문장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작가님의 낡은 신발에 대한 소회, 개의 굳은살에 담긴 지나간 시간 회상, 개 발바닥 냄새를 좋아한다는 공감 가는 고백, 그 것을 향수로 만들고 싶다는 즐거운 상상으로 자유롭게 뻗어 나간다. '개 발바닥' 하나가 이렇게 진지하고도 유쾌한 얘기들로 확산될 수 있다. 즐거운 추억이 많구나. 작가님과 강아지, 또 다른 주인공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독자는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