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인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 소풍 기록, 타임머신

by 와인미장원

타임슬립 드라마를 보다가 평행이론의 다른 과거를 상상해 본다. 금새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스무 살인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애만큼은 만나지 마라.

좀 더 놀아

여행을 떠나!

좋은 대학에 다시 가라!

장기 연애를 하지 마라.

군대는 빨리 가라.

코인을 사라.

삼전!

집 사야죠.

용돈도 빠듯한데, 집을 어떻게 사요.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데, 기억나는 게 별로 없네요.

거의 20년 전이에요.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열심일 필요 없었지만, 치열했던 이십 대. 엊그제 같은데 15년 이상 지났다고 생각하면 살짝 소름이 돋는다.


조금 이상하고 어리숙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겠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조금? 하루정도만 갔다 올 수 있어요?

아뇨.

굳이

군대 다시 가야 하나요?

전 수능 다시 봐야 돼요.

어우

다시 돌아가도 그 사람을 만날까요?

그렇겠죠?

지금이 좋아요.


스무살 타임머신 질문은 100개가 넘는 질문 중 내가 가장 좋아한 질문이다. 여러 회차 모임에 같은 질문을 건넸지만 과거를 선택하는 이는 없었다. 시절은 아릅답지만 돌아오는 길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절대.

사람은 과거를 영상이 아닌 사진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어쩌면 결국 한 두 개의 장면으로 기억될 시간들을 너무 열심히 살았나 싶다. 내가 기억하는 그때 나와 친구들은 웃고 있지만 꽤나 치열했다. 다시 괴로운 시험준비와 이별을 하고 싶진 않다.


타임머신이 개발된다 한들, 과거부터 미래까지 모든 게 변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스무 살인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난 30대 후반의 나. 그가 어떤 좋은 말을 한들 스무 살의 내가 귀 담아 들을까?


퍽이나


역시 내 인생의 이유는 나였다.

다들 포트나 한잔씩 해요.




먼 훗날 지금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의 소풍기록'은 2022.1 ~ 2023.6, 일 년 반 동안 160여 명의 80년대생 또래들을 만나고, 약 100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합니다.


붉은색 문구는 모임에서 나눈 질문카드의 문장입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보세요.


keyword
이전 01화퇴근하고 뭐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