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인미장원 Jul 03. 2023

스무 살인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 소풍 기록, 타임머신

타임슬립 드라마를 보다가 평행이론의 다른 과거를 상상해 본다. 금새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스무 살인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애만큼은 만나지 마라.

좀 더 놀아

여행을 떠나!

좋은 대학에 다시 가라!

장기 연애를 하지 마라.

군대는 빨리 가라.

코인을 사라.

삼전!

집 사야죠.

용돈도 빠듯한데, 집을 어떻게 사요.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데, 기억나는 게 별로 없네요.

거의 20년 전이에요.


지금 생각하그렇게까지 열심일 필요 없었지만, 치열했 이십 대.   엊그제 같은데 15년 이상 지났다고 생각하면 살짝 소름이 돋는다.


조금 이상하고 어리숙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겠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조금? 하루정도만 갔다 올 수 있어요?

아뇨.

굳이

군대 다시 가야 하나요?

전 수능 다시 봐야 돼요.

어우

다시 돌아가도 그 사람을 만날까요?

그렇겠죠?

지금이 좋아요.


스무살 타임머신 질문은 100개가 넘는 질문 내가 가장 좋아한 질문이다. 여러 회차 모임에 같은 질문을 건넸지만 과거를 선택하는 이는 없었다.  시절은 아릅답지만 돌아오는 길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절대.

사람은 과거를 영상이 아닌 사진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어쩌면 결국 한 두 개의 장면으로 기억될 시간들을 너무 열심히 살았나 싶다. 내가 기억하는 그때 나와 친구들은 웃고 있지만 꽤나 치열했다. 다시 괴로운 시험준비와 이별을 하고 싶진 않다.


타임머신이 개발된다 한들, 과거부터 미래까지 모든 게 변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스무 살인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난 30대 후반의 . 그가 어떤 좋은 말을 한들 스무 살의 내가 귀 담아 들을까? 


퍽이나


역시 인생의 이유는 나였다. 

다들 포트나 한잔씩 해요.




먼 훗날 지금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의 소풍기록'은 2022.1 ~ 2023.6, 일 년 반 동안 160여 명의 80년대생 또래들을 만나고, 약 100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합니다.


붉은색 문구는 모임에서 나눈 질문카드의 문장입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보세요.


                    

이전 01화 퇴근하고 뭐 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