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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대표 Dec 21. 2024

3-2. 잊었던 기억과의 재회

과거의 작은 순간을 되찾으며 나와 다시 연결되다

왜 잊었던 기억을 돌아봐야 할까?

우리의 마음속에는 시간이 흐르며 잊혀졌다기보다는 단순히 기억 속에서 먼 곳으로 밀려난 장면들이 있습니다. 어떤 기억은 힘들어서 의도적으로 외면했고, 어떤 기억은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묻혀 잊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은 여전히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작고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왜 나는 별것 아닌 말에도 쉽게 상처받을까?”
“왜 특정한 냄새를 맡으면 괜히 울적해질까?”


잊었던 기억들을 다시 꺼내 글로 적는 일은, 과거의 나와 대화하며 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는 글쓰기의 효과

1. 억눌린 감정을 해소합니다
잊었던 기억 속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억눌렀던 감정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글로 적으며 그 감정을 풀어내는 순간, 마음속 짐이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예시:
"초등학교 운동회 때 넘어져서 모두가 날 쳐다봤던 순간이 떠올랐어요. 그땐 너무 부끄러워 울고 싶었지만, 꾹 참으면서 속으로 '괜찮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났어요. 글을 쓰며 그날의 나를 떠올리니, 얼마나 외로웠을지 느껴졌고, '네 잘못이 아니었어'라고 위로하게 됐어요."


2. 현재와의 연결을 이해합니다
잊었던 기억은 현재의 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고 글로 풀어내면서 지금의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는지 알게 됩니다.


예시:
"나는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부담을 느끼곤 해요. 글을 쓰며 어릴 적 이사 갔던 첫날, 새 반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날의 낯설음과 두려움이 지금도 나를 소극적으로 만드는 원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3. 자기 이해와 수용
잊었던 기억을 통해, 나는 왜 지금의 나처럼 행동하고 느끼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시:
"항상 완벽하려고 애썼던 내가 떠올랐어요. 글을 쓰면서, 어릴 적 부모님께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환경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는 그 기대를 내려놓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었어요."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는 글쓰기 가이드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려면, 부담 없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단계를 따라 기억의 실마리를 찾아보세요.  


1. 기억의 실마리 찾기
과거의 작은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어린 시절에 자주 갔던 장소는 어디인가요?

나를 웃게 했던 사소한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마지막으로 크게 실망했던 기억은 언제였나요?


예시:
"나는 초등학교 때 자주 갔던 공원의 벤치가 떠올라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벤치에 앉아 먹던 과자가 참 맛있었죠.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행복했어요."


2. 기억의 장면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떠오른 기억 속 장면을 최대한 자세히 적어보세요.


예시: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있던 어린 나 자신이 떠올라요. 엄마가 주신 뜨거운 코코아를 두 손으로 꼭 잡고, 빗소리를 들으며 창문에 김이 서리는 걸 바라보고 있었어요. 코코아 향과 따뜻한 손의 감촉이 지금도 선명하게 느껴져요."


3. 그 순간의 감정 적기

기억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예시:

"나는 그 순간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꼈어요. 하지만 비가 그치고 엄마가 일을 하러 떠나자, 갑작스러운 외로움이 밀려왔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까 봐 무서웠던 것 같아요."


4. 현재의 나와 연결하기

그 기억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적어보세요.


예시:

"나는 지금도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있으면 그때의 따뜻함이 떠오르곤 해요. 하지만 여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까 봐 불안해하는 내 모습도 있어요. 이 감정을 글로 적으니 그 시절의 외로움과 지금의 내가 이어져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잊었던 기억과 재회하기

1. 기억의 단서 적기  

떠올릴 수 있는 사소한 단서를 적어보세요.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음식은 무엇이었나요?

자주 가던 곳은 어디였나요?

처음으로 실패를 느꼈던 기억은 언제였나요?


예시:
"내가 어릴 적 좋아하던 음식은 엄마가 만들어주신 계란말이였어요. 그 음식 냄새를 맡으면 항상 행복했던 주말 아침이 떠올라요."


2. 기억의 장면 묘사하기
예시:
"초등학교 2학년 때, 새하얀 눈이 내리던 날이 떠올라요. 할아버지와 함께 공터에서 눈사람을 만들던 그날, 손이 시려웠지만 너무 즐거워서 한참 동안 눈밭에서 뛰어다녔어요. 눈 위에 남겨진 발자국을 보며 '이건 내가 남긴 흔적이야'라고 생각했던 게 지금도 기억나요."


3. 그 순간의 감정 적기
예시:
"그날의 나는 정말 신났고 행복했어요. 하지만 눈이 녹아버린 다음날, 눈사람이 사라진 걸 보고 허전함을 느꼈던 기억도 있어요."


4. 현재와 연결하기
예시:
"나는 지금도 겨울이 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요. 어른이 된 지금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더 큰 아쉬움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 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도 깨닫게 돼요."


잊었던 기억과 재회하며 얻는 치유

잊었던 기억을 글로 적는 일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그 기억을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감정을 치유하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펜을 들고 과거의 작은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 기억은 지금의 당신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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