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 오늘도 난 네이버 광고 '키워드 도구'를 사용해 열심히 키워드를 찾는다. 카페에서 블로그로 이동한 난 키워드라는 중요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검색 서비스 기반일 때는 돈 안 들이는 광고 효과로 키워드 만한 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포스팅을 작성하기 전에 키워드를 신중하게 골라서 글을 썼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협찬, 광고, 체험단 등이 알아서 찾아오는 최적화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가 되어 있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블로그 마케팅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친한 동생의 권유로 업체 브랜딩용 최적화 블로그 만들어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최적화 블로그라는 개념이 사라졌지만 그때만 해도 조금 노력하면 45일 정도면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었다. 한 IP당 2개의 블로그만 운영해야 한다는 떠도는 소문이 있었기에 나는 IP를 구매해서 한 달에 10개에서 많게는 20개 정도의 블로그를 최적화시켰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적화 블로그는 병원이나 학원 등에서 브랜드 블로그로 사용되었다. 그때 당시 내 별명이 수작업 블로그 공장이었으니 말 다했지 뭔가. 주변 지인들은 맨날 블로그 한다고 사진 찍어대는 나를 신기한 눈으로 봤다. 저때만 해도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은 음식 앞에서 뭐 하는 짓이냐고 타박했기 때문에 눈치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이야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면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의례 다들 기다려주는 의식을 치르는 게 당연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수작업 블로그 공장 시절 블로그를 배워보고 싶다는 친한 언니와 친구가 있었다. 가르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세세하게 잘 알려주었고 나의 수제자로 블로그 공장에 합류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재미있는 추억이다.
뭐 하나를 배워도 대충 하는 법이 없는 근성 덕분에 카페, 지식인, 블로그 마케팅 모두 나름 성공적 결과를 가져왔고 전혀 몰랐던 온라인 세계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초보 전업주부가 되어 막막했던 난 온라인 부업 달인이 되어 있었다. 솔직히 지금이나 되니 사람들이 온라인 마케팅이 뭔지 알지 그때는 그런 개념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나도 무턱대고 했던 건데 10년이 지난 지금 보니 그 모든 것들이 마케팅적 요소였고 나에게는 큰 재산이란 걸 알게 되었다. 당시 난 블로그 최적화시키는 법 외에도 카페 운영하는 법, 지식인에서 네임밸류 쌓는 법 등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교육해 주었다. 디테일하게 알려주면서 거의 내 아바타 급으로 성장시켰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다마고찌가 아닌가! 그때 말만 잘 붙여서 마케팅적으로 잘 활용했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들이 값진 지적재산으로 남아 있기에 괜찮다.
최적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서브 계정도 운영했고 제휴 마케팅도 진행했었다. 블로거로 몇 년 생활하면서 다양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었었는데 블로거들이 점점 유튜브로 이동하는 시기가 있었다. 최적화 블로그는 잘 안 만들어지고 저품질 블로그는 대거 발생하면서 네이버 블로그에 지친 이들이 유튜브로 많이 이동하게 된 것이다. 그때 당시 유튜브의 신 대도서관님이 한창 뜨고 책도 나오고 하면서 도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겨났다. 온라인 흐름에 나름 발맞춰 이동하고 있던 나였기에 영상도 보고 책도 보면서 유튜브에 도전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겐 문턱이 너무 높아 보였고 유튜브 대신 스마트 스토어로 이동하게 되었다.
스마트 스토어로 온라인 비즈니스에 발을 들인 나는 그날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온라인 커머스 쪽에서 몸 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전반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섭렵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내가 스마트 스토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스토어팜이었고 사람들이 아직 많이 뛰어들지는 않았을 때였다. 쇼핑몰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상품등록도 해야 하고 촬영도 해야 하고 물건 싸서 택배도 보내야 하고 CS도 해야 하고... 무엇을 상상하던 상상 이상의 일이 존재하는 영역이다.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업무를 내리고 외주가 가능한 일은 외주에 맡긴다. 많은 일들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스마트 스토어를 시작하고 자리를 좀 잡았을 무렵 신사임당님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친구분과 함께 찍은 스마트 스토어 다마고찌 영상이었다. 그 영상 처음 업로드되던 시점부터 봐왔는데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실 줄은 그땐 몰랐다. 나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저 그 두 분이 귀엽게만 보였는데 이건 내 최대의 판단 미스였나 보다. 신사임당님 유튜브 거의 초창기 때부터 봐왔는데 그때 소통 좀 하면서 친분을 쌓아둘걸... 혼자 살짝 후회해 본다.
쇼핑몰 카테고리 중 경쟁률 1위는 여성의류 카테고리이다. 경쟁이 엄청난 여성의류 카테고리에서 콘셉트 잘 잡아서 브랜딩에 성공하고 코로나를 거치면서도 우상향으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제법 자리 잡았다. 물론 신사임당님에 비하면 계속 병아리 수준이지만 이제부터 또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는가!
잘 나가던 프리랜서 피아노 강사가 전업주부가 되면서 다만 50만 원, 100만 원이라도 소득을 내기 위해 온라인이란 곳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엄마들의 퍼스널 브랜딩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분명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다만 50만 원이라도 벌어서 아이 학원비라고 보태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생각만 하고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다. 나는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몸으로 부딪히며, 셀 수도 없는 매뉴얼들 들이 파면서, 책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온라인 생태계를 정말 많이 공부했다.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의 경험으로 녹여냈고 그 노하우들은 온전히 나의 강점이 되었다. 온라인에서 나름 잔뼈가 굵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고 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가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가르치는 일도 계속해오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짧은 대화가 오가는데도 "혹시 선생님이세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이 때문인 것 같다.
마케팅과 브랜딩이란 단어는 섞여서 사용될 때가 많이 있다. 난 마케터로서의 생활도 오래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두 가지의 차이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마케팅은 '나나 나의 상품을 알리는 것'이고 브랜딩은 '특정 분야에서 나를 기억해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좀 더 쉽게 얘기하자면 마케팅은 내가 영업하고 알려서 나에게 오게 하는 것이고 브랜딩은 스스로 알아서 나를 찾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떨 때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어떤 문의를 하지? 어떤 정보를 얻고 싶을 때 나에게 연락하지? 사람들이 정보나 도움이 필요할 때 나를 떠올리고 나한테 연락을 한다면 그것은 나도 모르는 나만의 퍼스널 브랜딩 씨앗인 것이다. 지인들은 블로그나 카페, 쇼핑몰, 마케팅 관련 분야의 궁금증이 생기면 나에게 연락을 한다. 키워드에 대해 알고 싶어도 나에게 연락을 한다.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이것저것 열심히 갈고닦은 덕분인지 지인의 주변 지인이 궁금한 게 생겨도 "나 잘하는 사람 알아!" 하면서 나한테 연락을 한다. 노트북 앞에 앉아서 수도 없이 공들인 시간이 그들로 하여금 기억 속에 블로그, 카페, 쇼핑몰, 마케팅, 키워드 등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 찾는 사람은 짧은 시간 비용을 들여 광고를 해서 찾아오게 하는 사람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만큼 꾸준함이 쌓인 결과물들인 것이다. 나에게 꾸준함이라는 강점이 탑재되어 있다는 게 새삼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