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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대표 Sep 21. 2024

아직도 배가 고픈 나는야 온라인 N잡러!

다음 스텝을 위한 ing

좌충우돌 쇼핑몰 운영기

아직도 첫 주문이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여성스러운 블라우스 한 장이었는데 택배 발송은 어떻게 하지? 송장처리는? 하며 허둥대던 모습이 영락없는 초보사장이었다. 첫 주문을 계기로 택배사 계약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협력사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생들은 각자 운영하던 매장을 정리했고 온, 오프라인을 통합하기 위해 새로운 곳에 매장 계약을 했다. 온, 오프라인 통합 운영을 결정하며 수익 분배도 n분의 1로 재조정했다. 1층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고 안쪽으로는 창고 겸 택배 작업실, 위쪽엔 복층으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주어진 평수를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 사정에 맞는 공간으로 꾸몄다. 사업 규모가 조금씩 커지면서 첫 직원도 고용하게 되었고 간이사업자 반년만에 일반사업자가 되었다. 일반사업자 2년 즈음 개인사업자 세금 맥시멈구간이 되면서 세금 부담 때문에 세무 담당자와 상의 후 법인전환을 하게 되었다.

사업 초기부터 수익의 일부는 구제, 나눔 사역에 흘려보내자는 약속이 있었고 수익의 1%로 시작하여 2%로 확장하여 나눔을 실천했다. 한 명이라도 반대가 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셋 다 더 나누지 못함을 안타까워했고 점점 영역을 넓히기로 다짐했다.


당신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오피스룩을 판매하고 정장 세트를 주력 아이템으로 가져가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여성의류 쇼핑몰을 처음 시작할 때는 우리가 좋아하는 옷, 사입하러 갔는데 그날 눈에 띄는 예쁜 옷, 타 업체에서 잘 파는 옷 등 콘셉트도 기준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타깃을 명확하게 해야겠다고 판단했고 오피스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매일매일 행복하게

특별한 날 더욱 특별하게

당신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3040 여성의류

일하는 여성을 위한 데일리 오피스룩

하객룩, 면접룩, 상견례룩, 유니폼룩     


고객들을 오늘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우리 브랜드 가치에 녹였다. 요즘은 맞벌이가 늘고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얼마라도 경제적 보탬이 되기 위해 아이들까지 맡기고 워킹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의 고충을 최대한 덜어주고 싶었고 고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했다. 매일 아침 '오늘 뭐 입지?'의 고민을 덜어주어 안 그래도 바쁜 워킹맘들의 출근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싶었다.

정장 세트를 주력 아이템으로 가져가면서 고객님들의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실제로 정장을 판매하다 보니 매일 교복처럼 입으시는 분들도 있지만 면접이나 결혼식, 상견례 등 의미 있는 날 특별하게 입으려고 구매하시는 고객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의 의미 있는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드리기 위해 제품 선별부터 배송날짜까지 신경 썼다. 특별한 날 입어야 하는 경우 배송일이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매일 입는 데일리룩도 아닌데 몇십만 원 하는 고가의 정장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가격적 접근성의 문턱도 확 낮추었다. 절대 제품의 퀄리티를 낮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은 라벨만 바뀌어 백화점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그런 상품들을 선별하여 원한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정장 세트, 슈트 셋업 구매의 문턱을 낮추었다. 이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우리 브랜드가 가진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온라인에서 정장 세트를 판매할 때는 경쟁업체가 거의 없었다. 벌써 7-8년 전 이야기니까. 그때만 해도 편안하게 입는 옷은 온라인으로 쉽게 쇼핑하지만 내가 판매하는 특별한 날 입는 옷은 거의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했다. 하지만 그 시장을 깨고 독보적으로 선두를 달렸다. 좌충우돌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셋업 카테고리에서는 나름 입지를 다졌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경쟁업체가 생겨서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 제품도, 사진도, 키워드까지도 너무 따라 해서 어떨 땐 정말 울고 싶다. 외롭게 없던 길 만들어가면서 치고 나갔더니 후발주자들이 쥽쥽쥽. 하긴.. 의류를 떠나서 안 그런 분야가 어디 있겠는가. 더 크고 다양한 시장으로의 확장성을 계속 고민하면 그만이다.


- 덕분에 출근시간 고민이 줄었어요!

- 재킷, 블라우스, 슬랙스, 스커트 몇 개 구매해서 이번 계절 매일 교복처럼 입었습니다! 가성비 좋은 제품 판매해 주셔서 감사해요!

- 이 옷 입고 면접에 붙었어요! 저에게 참 의미 있는 정장입니다 감사합니다!

- 강의할 때마다 이 옷에만 손이 가요. 예쁘기도 하지만 정장인데 츄리닝 입은 듯 편한 거 실화인가요?

- 결혼식 예복으로 구매했어요! 새로운 시작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친구 결혼식에 입고 갔는데 제가 주인공이 되어버렸지 뭐예요!

- 상견례날 입고 갔다가 예비 시부모님께 예쁘다고 칭찬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이런 피드백들을 받으며 힘든 순간들을 보상받는다. 아 물론 진상 고객들 덕분에 스트레스도 받지만 말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 에 의해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도 늘어난다. 거의 대부분은 본인이 진상인 줄 알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상대로 탈탈 털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작정한 그들을 이기는 건 참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객관적 데이터와 이성적 잣대로 정상적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싹이 보이는 것 같으면 속으로 그냥 '잘 먹고 잘 사세요!' 하고 원하는 대로 해주면서 곱게 보내드리는 게 상책이다. 경험상 원칙 들이댔다가 털릴 거 다 털리고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면서, 아니 그보다 더한 것도 해주면서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하며 마무리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맞다! 수도 없이 억울하고 수도 없이 분통이 터진다. 특히 내 성향상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어차피 그들은 제품도 안 살 거고 찐 팬도 아니기에 겁날 게 없다. 쓸데없는데 에너지 쓰면 나만 손해구나를 깨닫던 순간부터 한결 수월해졌다.


승승장구 이커머스 비즈니스

매출 규모가 점점 커지니 택배 물량이 많아지고 직원들도 늘었다. 택배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고 그러다 보니 매장까지 밀고 나가서 택배 작업을 하게 되었고 직원들끼리 동선이 겹치며 불편한 상황들이 발생했다. 좁디좁은 공간에서 여럿이 생활하다 보니 피로도가 올라갔고 사업장 이전이 시급했다. 비록 2층이었지만 목 좋은 곳에 67평 넓은 매장을 계약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매장과 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사무실, 작업실, 창고까지 잘 꾸미게 되었다. 수시로 들어가서 기도할 수 있는 기도방도 만들었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며 지냈는데 넓은 곳으로 이동하니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공간이 넓다 보니 일부 공간은 분리를 하고 샵인샵 전대차 계약을 했다. 새로운 곳에서는 더 많은 시도를 하게 되었다. 내가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모든 업무를 전산화시키고 시스템화하는 작업이었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재고와 택배 작업을 전산화시켰고 상품 연동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판매 채널을 늘려나갔다. 매장 한켠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방송분을 편집해서 유튜브 채널도 운영했다. 참 많이 도전했고 다양한 시도들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도 하고 실패해서 치워버리기도 했다. 사업이라는 게 모든 도전에 다 성공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수도 없는 n삽질을 통해 성공의 결과 값이 차곡차곡 쌓였고 실패들은 값진 경험으로 남겨졌다.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 많이 애쓰고 노력했다. 그 덕분에 우리 브랜드는 제법 많이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밤 낮 없이 모든 노력을 갈아 넣은 덕분에 우린 셋 다 지치고 방전 상태가 되어버렸다. 언제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는 없는 법. 우린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단했고 매장은 부동산에 내놓고 온라인도 매각을 위해 컨설팅을 받았다. 규모가 많이 커져 있었기에 한순간에 정리되지 않으니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진행하기로 했다. 일단 덩치가 큰 매장부터 정리하고 온라인 매각을 진행하기로 방향을 정했고, 최근 매장이 정리되면서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를 마쳤다. 이제 이곳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좋은 주인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나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도하는 3명의 여성이 모여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매 순간 성실하게 임했다. 각자 다르게 살아왔고 뾰족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만났던 우리.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가족보다 더 오래 붙어서 일을 했고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서로를 기쁘게 하기도 했고 아프게 하기도 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니 제법 다듬어졌고 든든한 비즈니스와 믿음의 동역자가 되었다. 평생의 중보기도 동역자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비즈니스 현장의 연속된 고난으로 인해 ‘이 광야학교는 언제 끝나는 거죠?’라고 묻고 또 물었다. 고된 삶의 무게가 버거워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고 해결해야 할 산더미 같은 문제들 때문에 답답하고 숨이 쉬어지지 않아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내 짧은 식견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시간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모든 순간 버려지는 시간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힘들기만 했던 건 아니다. 매일의 일상을 허락하시고 모든 순간 개입하심을 느끼며 감사한 순간들도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우리 입술의 고백이 되었고 한순간도 헛된 시간은 없었음을 인정하며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아직도 배가 고픈 나는야 온라인 N잡러!

현재의 비즈니스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으며 다음 스텝 홀로서기 준비 중이다. 지금은 그를 위한 다양한 배움과 노력을 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강점 코치가 되어 비즈니스 커리어 코칭을 준비하고 요즘 대세인 AI도 열심히 배우고 적용해보고 있다. 숏폼을 배워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채널을 키우며 다양한 온라인 수익화를 위해 오늘도 퇴근 후 새벽까지 잠 못 들고 있다. 직접 배우고 경험한 다양한 온라인 활동들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코칭도 종종 하고 있다. 현재의 비즈니스가 언제 정리될지 그 시기를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기회의 장인 온라인에서의 확장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쌓을 것이다. 자칭반 타칭반 온라인 N잡러 대표주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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