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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에게 이 말을 해도 될까?

감정은 두 사람의 몫, 감정을 던지자!

by 프니

그런 날이 있었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말을 할까 말까 망설였던 날, 나는 결국 상대방에게 그 말을 전하지 않았다. 상대방의 반응을 미리 짐작해, 혹여나 관계에 흠집이 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탓이었다. 찝찝한 상태로 며칠이 지났고, 나는 다시 그에게 그 말을 하고 싶어 졌다.

하고 싶은 말은 별 말이 아니었다.

"요즘 연락이 좀 잘 안 되는데, 일이 그렇게 바빠?"라는 지극히 연인 사이에서 평범하게 오갈 수 있는 말. 하지만 나는 어떠한 불안을 느꼈는지,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연락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상대방도 알 테지만, 일이 그렇게 바쁘냐고 재차 물어보는 것은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에.


이 마저도 사실 비겁한 변명이고, 왜 그 말을 선뜻하지 못했던 이유를 나는 정말 잘 알았다. "아니, 내가 바쁘니까 못하는 거지, 이 정도도 이해 못해줘? 나는 이 정도가 최선인데 그게 힘들다면 어쩔 수 없겠네, 그만하자."라는 말을 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때가 바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었다는 것을.


연애를 하다 보면, 이런 상황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겼었을 테다. 나 또한 그랬다. 학생들은 시험기간에, 회사원들은 힘든 업무기간에 많이 느낀다. 그런데, 같은 상황이어도 다른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상대방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솔직하게 "요즘 왜 그렇게 바빠"라는 말을 쉽게 던질 수도 있었다. 내가 이 말을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넌 이것도 이해 못해주냐?"라는 급발진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정은 두 사람의 몫, 감정을 던지자!

상대방이 던진 찝찝한 감정, 그 감정을 주은 나. 결국 감정은 두 사람의 몫이다. 특히, 상대방의 감정을 생각해주다가, 눈치를 보며 혼자 그 감정을 마음속에 넣어두고 끙끙대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상대방이 만약에 나의 말에 급발진을 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하여도.


감정을 상대방에게 던진 다음은, 더 이상 나만의 감정이 아닐뿐더러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니, 이 정도 말도 못 해?라고 한마디 더 하고 싶은 상황이 생기는 것도 다행이고, 너 이렇게 쪼잔한 애였냐?라는 말을 들어도 다행이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판단하게 되는 소중한 기회니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는 연애를 하기를 바란다. 찝찝한 감정은 집어치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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