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ng과 Being의 공존
사람은 개개인의 존재 가치를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인식한다.
‘Doing’은 성취나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고,
‘Being’은 존재 자체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한 존재 가치에만 치우치지 않고 이 둘에서 올바른 의미를 찾게 된다.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존재 가치 모두 우리에게 동등하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나는 두 존재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나의 20·30대는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과, 30·40대까지의 노력이 그 이후의 삶을 좌우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전에 다른 고민이나 여유는 미뤄두는 게 맞다고 여겼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의 존재(Being)에 초점을 두기보다 성취나 행동(Doing)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삶에 임했다.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개인으로서 나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리고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어찌 보면 내게 당연했고, 성취나 행동(Doing)이 없다면 존재(Being)만으로는 결코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성취나 행동(Doing)으로 채우려고 했던 많은 것들 중 하나는 나의 커리어였다. 일을 꾸준히 하는 것,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는 것, 일로써 사회에 일부 공헌하는 것.
어느덧 나는 성취와 행동에만 치우쳐 집중하다 보니 나의 존재 가치를 소홀히 했다.
Doing이 나에게 충족되지 않는 한, 나의 Being 또한 크게 인정해 주지 않았고, 늘 만족하지 못했다.
Doing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게으른 나'로 나를 판정 짓기 바빴다. 균형이 결여된 나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였다.
그래서 지금은 이 두 가지가 동등히 중요하다는 것을 나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싶다.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개인으로서
돌아보면 나의 Being의 역할은 다양하게 많았다.
남편의 동행자로,
엄마의 맏 딸로,
동생의 다혈질 누나로,
할머니/할아버지의 철부지 손녀로,
친구의 수다머신으로,
무엇을 꼭 행동하거나 이뤄내서가 아닌, 존재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힘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감사할 수 있게 되고 그 존재를 더 귀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다른 하나는 Doing인데, 이 부분도 나의 반경을 좀 더 넓혀보고자 한다.
단순히 ‘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는 성취나 행동이 아니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Doing도 일상에 많이 존재하기에 그 부분까지 스스로 인식해 주는 연습을 조금씩 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하루하루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작은 선행, 아니 작은 인사라도 먼저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다면 그조차도 매우 큰 용기일 것이다.
Doing과 Being.
Being과 Doing.
이 두 가지의 밸런스를 나는 잘 찾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