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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Sep 14. 2024

간다아아!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어린 물총새의 도전을 담은 그림책이다. 이 책은 2022년 칼데콧아너상 수상작인 그림책인데 책의 물성을 참 잘 살린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멜이 하늘을 나는 도전을 하다가 나무 밑으로 떨어져 내려가는데 그래서 이를 세로 아래로 보게 했다가 연못에 빠져 물고기를 입에 물었을 땐 가로로 보게 했다가 다시 나무로 올라가는 과정을 세로 위로 보게끔 만들었다. 책을 요리조리 내용에 맞게 이동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던 책이었다.


우리는 무언가 도전을 할 때 자신이 없고, 처음 하는 일은 늘 두렵다. 두렵고 무섭더라도 한 발짝 다가가면 더 많은 경험치가 쌓일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그림책이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아이들의 도전정신도 더 높여줄 것이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어린 물총새 멜은 엄마가 잠시 없는 틈을 타 하늘을 날고 싶었다. ‘하늘을 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멜의 언니, 오빠 물총새들은 “겁나지도 않니?”라고 멜에게 물어보며 겁에 질렸지만, 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섭긴 무서웠지만 꼭 날고 싶었기에. 드디어 결심한 듯 날개를 푸드덕 거리며 공중제비를 돌고 힘껏 날아올랐지만, 곧이어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떨어지면서 만나는 다람쥐, 꿀벌, 거미, 달팽이, 개미, 무당벌레 등 전부 아래로 떨어지는 멜을 구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멜은 풍덩 하고 연못에 빠졌다. 연못에 빠지면서 날개를 힘차게 펼쳐 물고기를 잡았다. 물고기를 잡아 다시 위로 날아오른 물총새 멜.


물고기를 입에 물고 위로 날아오르는 물총새 멜을 보며 무당벌레, 개미, 달팽이, 거미, 꿀벌, 다람쥐 등은 멜을 응원하고 격려해 준다. 아래로 떨어질 땐 떨어져서 어떡하느냐고 걱정했었지만, 당차게 물고기까지 입에 물고 위로 날아가는 멜을 보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멜은 자신이 그동안 간절히 원했던 꿈에 성공하며 마침내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엄마 새에게 도착을 했다. 물고기는 다시 연못으로 돌아갔지만.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오히려 점점 성장할수록 인지가 발달하게 되고, 알게 될수록 더욱더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주춤하게 된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아마 어린 물총새 멜이 언니 오빠와는 달리 겁 없이 하늘을 날아오르겠다고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치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들이 순수하고, 호기심도 많고 겁 없이 이것저것 만져보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위험해 보이는 것들도 덜컥 혼자 도전해 보려는 것처럼.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다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처음엔 누구나 다 낯설고 두려운 감정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언니 오빠와 달리 멜처럼 “겁이 나지만 그래도 도전할래” 하는 이런 마음가짐이 멜이 한 뼘 더 성장하는 계기였다. 이번엔 비록 물고기가 연못으로 돌아갔지만, 다음번엔 혹시 또 멜이 도전하게 되지 않을까? 멜이 성장해 나갈수록 “모르는 게 약”이 아닌 “아는 것이 힘”이 되는  더욱더 당찬 물총새가 되어가기를 바란다. 아마 여기저기에서 응원과 격려를 받은 멜은 좋은 기억으로 모든 일에 더욱더 용기 내지 않을까?


우리 아들도 이전에는 씩씩하게 진료도 잘 받고 병원을 잘 갔었다. 그런데 이제는 병원에 트라우마가 생긴 건지, 병원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기 시작한 때부터 병원만 가려고 하면 울음이 터지고 만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병원 근처에만 가면 울다가 진료 끝나고 비타민을 받으면 그제야 울음을 그치는 아들. 요즘 성장할수록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려고 시도를 하는 아들이지만, 되려 알게 될수록 원래 잘하던 것들을 안 하려는 경향도 보이는 아들이다. 그런 아들에게 이 책을 들려주어야겠다. 그리고 아들의 새로운 도전에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 아닌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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