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그림책동아리 선정도서여서 알게 되어 읽었다. 글밥이 많지 않고, 그림이 따뜻하고 귀여워서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비록 우리 아이는 옆에서 읽어줬을 때 관심이 없었지만 말이다. 내용 또한 참 따뜻했다. 요즘 추워진 날씨에 보기 딱 좋은 그림책이었다.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가 숲 속에 사진관을 만들었다. 만들자마자 동물가족들이 모두 모여 가족사진을 찍었다. 사자가족, 코끼리가족, 기린가족, 큰 부리새가족, 독수리가족, 미어캣가족 등등 저마다 각자 자신의 가족들만의 개성으로 포즈를 취하고 숲 속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가족사진을 찍는 가족들은 다들 참 행복해 보였다.
그런데 그때 판다가 혼자 쭈뼛쭈뼛 숲 속 사진관을 찾아왔다.
“저도 가족사진을 찍고 싶어요.”
판다는 혼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많은 동물가족들이 다가왔다. “잠깐만요”
다른 동물들은 눈두덩이에 꼭 멍든 것처럼 색칠을 하고는 다 함께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판다 또한 밝게 웃었다. 다른 동물 가족들의 눈두덩이를 색칠한 모습이 판다를 배려한 것 같았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참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그림책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나온다. 핵가족, 대가족, 생김새가 다른 가족, 한부모가족, 1인가족 등등. 꼭 피를 나눈 혈연만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김새와 모습이 다르더라도,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아니 사실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라는 것도 요즘은 모호해졌다.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이 또한 가족이 아닌가를 보여주었던 그런 그림책이었다. 판다는 사실 가족사진을 찍는 다른 동물가족들을 부러워하며 다른 동물가족들이 가족사진을 찍을 때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비록 혼자였지만 그래도 가족이라고 인정하고 사진을 흔쾌히 찍어준 숲 속 사진관 사진사 부엉이 그리고 곰 조수와 이런 판다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며 흔쾌히 가족이 되어준 따뜻한 다른 동물 가족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가족은 어려운 게 아니었다. 서로를 생각하는 그 따뜻한 마음 그거 하나면 됐었다. 그런데 요즘 그마저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점이 참 안타깝기도 했던 그런 그림책이었다.
이 그림책의 앞표지와 뒤표지를 살펴보면 다음 그림책에 대해 궁금증과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앞표지에는 숲 속에 있는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의 사진이 있는 한편 뒤표지에는 마치 바다에 있는 것 같은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의 모습이 보였다. 숲 속 사진관에 뒤를 잇는 바닷속 사진관 그림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봤던 찰나, 그림책 동아리에서 이 그림책을 선정하신 분이 연관도서로 함께 가져오신 <<숲 속 사진관에 온 편지>>그림책이 있었다. 함께 읽어주었는데 내용이 이어지는 것 같아 다음에 꼭 빌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