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부부의 제2 인생 도전기
혼자서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결혼 안 한 자녀들 이야기 중에 우리 집에도 혼기가 꽉 찬 딸이 있다 하니 누가 신랑감을 추천해 준다. 딸에게 이야기하니 조금 시큰둥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더니 얼마 전에 친구 소개로 만나는 남자가 있단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귄다는 남자를 소개해주며 결혼을 해야겠단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바로 상견례가 이루어지고 결혼 날짜를 잡아 온다. 12월에 만났는데 3월에 결혼을 하겠단다. 남자가 38살, 딸도 37살이니 모두 급하기는 급했던가 싶다. 딸은 천안에서 원룸 생활을 하고 있고 남자는 성남에 혼자 독립하여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같이 살 집도 구하지 않고 결혼부터 한다고 하니 우리는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맡겨 두는 수밖에 없었다.
집이 마련되지 않았으니 살림을 준비할 수도 없고 결혼도 스몰웨딩으로 간소하게 치르고 예물도 하지 않고 각자의 돈으로 집을 구한다 하니 딱히 우리가 할 일도 없었다. 3월에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다시 직장에 나가며 둘이 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찾아본다.
둘 다 나이를 먹었고 사회생활도 많이 했으니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이며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위에게 간섭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우리는 딸 내외의 삶에서 잠시 떨어지기로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4개월을 예상하고 밴쿠버행 비행기에 오른다. 열흘 정도를 밴쿠버에 머물며 로키산맥 투어도 다녀오고 밴쿠버 섬의 나나이모와 빅토리아 시도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출발한 곳은 크루즈를 타고 밴쿠버에서 5박 6일간 알래스카의 수어드로 가서 이틀을 묵고 다시 앵커리지로 간다.
앵커리지에서 또 이틀을 지내고 차를 빌려 알래스카 대륙을 7일간 돌아다녔다. 크루즈를 타고 알래스카를 여행하는 것도 무척이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여행이었지만 차들이 거의 달리지 않는 알래스카의 대륙을 차를 몰고 다니는 여행도 정말 좋았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우리 둘만의 시간을 오롯 시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로움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아프리카에서의 외롭고 힘들었던 여행에 비해 안전하고 평화롭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더 행복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