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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S Dec 13. 2022

복잡한 이론의 논증,  연역적 사고로 풀어야

[] 타당과 부당의 연역법


행위자 인과 이론에서 리드는 원인을 ‘양면적 능력’을 지녔으며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로 규정하였다. 양면적 능력은 변화를 산출하거나 산출하지 않을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이다. 그리고 행위자는 결과를 산출할 능력을 소유하여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변화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이다. 리드는 진정한 원인은 행위자라고 주장한다. (중략)

리드는 … 결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양면적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행위자의 의욕이 항상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보았다. 리드는 의욕이 정신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결과를 발생시킨 양면적 능력의 발휘에 결합한 의욕이 또 다른 양면적 능력의 발휘로 나타난 것이며 그것은 또 다른 의욕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리드는, 의욕과 같은 정신의 내재적 활동은 행위자의 양면적 능력의 발휘인 ‘의욕을 일으킴’과 그것의 결과인 의욕 자체를 구별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의욕을 일으킴의 경우에는 행위자의 능력 발휘 자체가 의욕이므로 또 다른 의욕이 필요치 않음을 나타낸다.      


[이것만은 … ]

*한 가지 사물에 속하여 있는 서로 맞서는 두 가지의 성질을 지닌. (        )

*내용이나 성격, 의미 따위를 밝혀 정하다. (        )

*물건을 생산하여 내거나 인물ㆍ사상 따위를 내다. (        )

*다른 것에 이끌리지 아니하고 스스로 일으키거나 움직이는 것. (        )

*사물의 작용이나 어떤 행동의 주가 되는 것. (        )

*어떤 사물이나 범위의 안에 들어 있음. 또는 그런 존재. (        )    


행위자 인과 이론에서 진정한 원인은 행위자

이론은 귀납법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역법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문에서도 ‘행위자 인과 이론’에서의 ‘원인’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연역법을 이용해 이해해야 한다.     



위 연역법은 정언 명제(‘A는 B이다.’ 형식으로 된 명제)들이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아래의 연역법에서 결론이 ‘D는 A이다.’라고 해야 형식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나, 여기에서는 지문에 따라 결론을 ‘A는 D이다.’라고 했다.)



이 연역법을 생각하기까지 철수 쌤은 여러 가지 국어 능력을 활용했다. 우선 ‘A를 B로 규정하다’는 ‘A는 B이다’라는 정의 문장으로 바꿨다. ‘원인을 ‘양면적 능력’을 지녔으며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로 규정하였다’를 ‘원인은 ‘양면적 능력’을 지녔으며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이다’로 바꾼 것이다.

‘A이며 B’A와 B를 모두 갖고 있는 경우임을 감안해서 ‘원인은 ‘양면적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고 생각했다. 이는 수학 명제론에서 배우는 논리곱이라는 개념과 관련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다만 우리가 앞에서 배운 내용을 가지고 이해하면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A=B, B=C, A=C’라는 삼단논법을 이용해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물론 이와 같은 삼단논법으로 읽으려면 ‘변화를 산출하거나 산출하지 않을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과 ‘결과를 산출할 능력을 소유하여 그 능력’이 같은 말임을 알아내는 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지문에서는 ‘행위자 인과 이론에서’의 ‘원인’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원인과는 다른 개념임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위와 같이 내용을 정언 명제로 바꾸고 연역법의 형식에 맞춰 배열할 줄 아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리드의 견해에 대해라는 반론이 가능리드는 기회 원인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앞에서 귀납법으로 이루어진 이론의 한계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글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러면 연역법으로 이루어진 이론에는 한계가 없을까? 왜 없겠는가? 이 또한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이해할 때 중요한 국어 능력이므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연역법은 귀납법과 달리 형식만 맞으면 타당한 논증을 만들어낸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이 연역법이 타당하다고 하면 철수 쌤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은 이게 뭔소린가 할 텐데, 정말 이것은 타당한 연역법이다. ‘결혼한 여자’, ‘아내’, ‘철수 쌤’이라는 세 개의 개념이 세 개의 정언 명제로 이루어진 이 논증은 형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철수 쌤은 결혼한 여자다.’라는 전제가 거짓이므로 이 연역법은 건전하지 못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타당함건전함을 다음과 같이 구별해서 이해해야 함을 잊지 말자.     



그런데 위 연역법이 왜 타당할까? 어려운 말로 먼저 말하겠다. 결론이 전제 속에 이미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다음 연역법과 비교해 보자.



‘철수 쌤은 남편이다.’라는 결론은 ‘결혼한 여자는 아내다.’라는 전제에 어긋나 부당하다. 다음 연역법은 어떤가?



‘철수 쌤은 교사이다.’라는 결론이 전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타당하지 않다. 결국 결론이 전제에 어긋나거나 관련이 없을 때 형식적으로 부당한 연역법이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타당한 연역법이기 위한 형식적인 규칙들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위에서 설명한 정도만으로도 글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상의 설명은 연역법으로 논증이 이루어진 이론을 설명하는 글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나오고, 그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시사해 준다. 이론이 비판을 받고 그 비판에 어떻게 반론하며 발전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이 많고, 그런 글은 전제의 참, 거짓을 판별하고,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문에서도 ‘리드’의 이론이 어떠한 반론에 시달렸고, 이 반론들에 대해 리드는 어떻게 재반론을 하며 자신의 주장을 강화해 나갔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것은 또 다른 의욕을 필요로 한다 또 다른 의욕이 필요치 않음

리드는 ‘결과가 발생하기 위해… 의욕이 항상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A기 위해 B여야 한다’는 문장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V>에서 배운 바대로 A를 결과, B를 원인으로 파악하여, 의욕을 결과의 원인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리드는 의욕을 ‘정신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하였다. 이는 ‘사건’이라는 개념 정의를 고려하면 의욕이 어떤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라는 뜻이 된다. 그럼 이상하지 않은가? 의욕이 원인이면서 결과가 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모순(矛盾)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여,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모순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리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의욕이 … 또 다른 의욕을 필요로 한다’, 즉 의욕은 원인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리드가 의욕을 원인이라 해 놓고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했기 때문에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리드는 ‘의욕…은 … ‘의욕을 일으킴’과 그것의 결과인 의욕 자체를 구별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의욕이 아닌 것들은 원인이면서 동시에 결과일 수는 없지만, 의욕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예외(例外)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 규칙이나 정례에서 벗어나는 일을 말한다. 리드는 의욕을 인과의 정의에서 예외로 봤던 것이다. 예외는 글 읽기에 도움이 되니 이해해 두도록 하자.

연역법은 정의된 개념을 통해 논증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정의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 비판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리드의 ‘의욕’에 관한 정의에 모순이 발생하자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리드는 반론을 펴기 위해 모순을 해결하는 개념 정의를 하고 있다. 이런 논쟁 과정을 알아 두었다가 이용하면 이해하기 쉬운 글이 있음을 알아 두자.

이상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론이라는 것을 좋아할려야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학생이 많을 것이다. 철수 쌤도 마찬가지이다.

“실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을 뭘 그리 따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학문이 있다. 그것을 읽어낼 줄 아는 학생이 대학에 많이 들어 왔으면 하는 것이 교수들의 마음 아닐까? 국어 영역의 지문은 그런 뜻에서 추상적인 이론을 다루는 내용이 많다. 따라서 그런 내용을 읽어낼 수 있도록 연역법에 대해 잘 알아 두었다가 응용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양면적(兩面的), 규정(規定), 산출(産出), 능동(能動), 주체(主體), 내재(內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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