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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Jul 05. 2019

월급이 아쉬워질 때

휴직 중이어도 돈은 써야 하잖아? 

매 월 1일이면 잊지 않고 하는 일, 바로 육아휴직 급여 신청이다.

고용보험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회사에서 급여가 나오지 않고

고용보험에서 1년 간 휴직급여를 제공한다.

2019년 기준으로 첫 3개월 간은 최대 135만 원, 이후 4개월 차부터 12개월 차까지 최대 90만 원이다.

처음 육아휴직 급여 신청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야 하고,

이후에는 매 월 1일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휴직을 마치는 시점에 한꺼번에 목돈으로 받는 사람도 있으나

나는 이자도 안 붙는 돈은 가급적 빨리 받자 주의라 꼬박꼬박 월 초에 신청하고 있다.


2014년 첫째 육아휴직을 했을 때보다 휴직 급여가 인상되었다.

그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월 75만 원가량 받았던 것 같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오르는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월 15만 원 인상이면 많이 개선되었다 싶다.


그렇다고 해도 가족의 생활비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므로

부부 중 한 명은 계속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빠듯하더라도 휴직 전과 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식구는 늘었는데 수입이 줄어든 아이러니한 상황이므로 

재정계획을 잘 준비하고 짜임새 있게 쓰지 않으면 

월급이 아쉬워 당초 생각보다 빨리 복직을 결심하게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충분과 부족을 떠나 

내 앞으로 된 수입이 있다가 없어져서 그런지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도

남편 수입에만 의존하며 지내는 것이 썩 편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 


첫째 때 육아휴직을 한 번 겪으면서

아무래도 수입이 줄어들어 생활비가 여유롭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임신 기간 중 휴직 계획을 고려하여 조금씩 준비를 했다.

적금은 금리가 낮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매 월 불입하는 돈이 크지 않은 이상 사실 금리에 따른 이자 차이는 미미하므로

소액의(월 10~20만 원) 1년 만기 적금 몇 개를 가입해 두었다.


올해 만기가 된 적금을 찾으면서 대부분 일정 금액을 제외하고 다시 저축을 하긴 했으나

그래도 추가 수입이 생긴 것처럼 기분 내면서 맛있는 것을 사 먹기도 하고

아이들 필요한 것을 구입하거나 휴가지 예약을 하기도 했다.

작년에 들어 둔 적금 덕분에 두세 달에 한 번쯤은

갑자기 여윳돈이 생긴 기분이 들며 소소한 사치를 부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그래서 주변에 임신한 친구들 중 육아휴직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적금을 몇 개 가입해두라고 얘기해주곤 한다.

비상금으로 따로 모아두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목돈을 조금씩 덜어 쓰다 보면

어느새 줄어있는 걸 발견하고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평소 조금씩 모아두었다가 짠! 하고 만기가 되면 약간의 호사를 누리고

다시 저축하는 방법이 내게는 더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고려하여 휴직 중에는 남편 명의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조금 더 개인적인 지출이 있으면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 남편은 그런 것에 무딘 편이지만(아예 관심이 없는 편에 가깝지만)

그래도 내가 신경이 쓰일 것 같아 내가 주로 사용하는 카드는

남편의 동의를 얻어 사용 알림 문자가 발송되는 연락처를 내 번호로 바꾸었다.


휴직 중 가계 경제를 꾸려 가면서 줄어든 수입 때문에 다소 빡빡한 생활이 걱정된다면

미리 적금 몇 개를 가입해두자.

많은 돈이 아니어도 되고, 어차피 쓸 돈이므로 구태여 고금리 적금을 찾지 않아도 된다.

평소에는 알뜰하고 검소하게 지내다가 가끔 적금이 만기 되는 날 근사한 외식도 한번 하고,

월급날 기분 내 듯 소소한 사치를 부리고 나면 생활의 활력이 생긴다.


만약 휴직 중에 행사가 많은 5월과 여름휴가를 보내는 7~8월이 포함되어 있다면

해당 월의 전 달에 만기 되는 적금은 필수다.

남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도, 월급을 받을 때의 여유가 그리워지지 않고도

지출이 많은 달을 잘 넘길 수 있다.


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하는데

지나치면 사서 걱정일 수 있겠으나 특히 금전과 관련된 것은 미리 대비하여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제 곧 여름휴가 시즌, 

남편의 직장 특성상 여름보다 차라리 겨울에 긴 휴가를 보내는 편이었지만 

다소 변화가 생겨 여름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아이들 어린이집 방학 기간은 따로 있고, 

올 해는 내 스케줄을 조정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 편하게 여기 훌쩍, 저기 훌쩍 다녀볼 예정이다.

얼마 전 만기 된 적금 덕분에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겁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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