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52 - 뒤돌아봐주는 사람이 있는 광경
누군가와 데이트를 하고 헤어질 때
"안녕 -!"
"안녕 -!!"
하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
나는 상대방이 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봐 주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
뭐.. 지하철이면
승강장으로 내려가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라던가
너무 계속 보고 있는건 아니고- 적당히 그렇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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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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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은 뒤돌아보고 손 흔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두 번 세 번 뒤돌아보고 웃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
그냥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에
잠깐 서서 지켜보는 것이다.
.
어렸을 땐
한 번도 안 뒤돌아보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꼈었다.
뭐랄까 '마치 나 없어도 괜찮다는 듯한 지 갈길 가는 당당한 모습'에 빠지게 만들어보고 싶은 도전? 심리 같은 게 재밌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젠
어느 정도 좋은 나이가 되니까 뒤돌아봐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 사람은 잘 가고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뒤돌아봐주는 상대방의 그 작은 마음이 참 좋다.
.
내 시야에서의 저 모두가 각자 갈길 가는데-
갑자기 딱 한 명이 뒤돌아서 나를 봐주는 그 광경-
별것 아니지만 소소하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 그나저나.. 해외에서 한국말이 갑자기 들리면 왠지 돌아보게 되지 않나요? 어디지? 하면서. 하하 =)
Rollei 35는 목측식 수동 카메라이다. 뷰파인더로 보면서 초점을 맞출 수 없다. 그래서 눈대중으로 거리를 계산해서 렌즈의 초점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필름을 감고, 이제 찍어볼까 하는 찰나 무언가 아쉽다. 모두가 앞을 향하고 있을 때 왠지 한 명만 딱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램처럼 정말 딱 한 명만 뒤돌아보았다. 작은 바람이지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준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