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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Mar 06. 2022

선거와 소셜 딜레마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9 - 선거와 소셜 딜레마


Yashica T4 Safari, Fuji C200 / Seoul, S.Korea - Dec


해외에 있다가 얼마 전-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고 뭐 일도 있고 해서 대략 3년 만인가. 뭐 아무튼 오랜만에 들어왔다. 여러 절 차를 통과한 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

놀랐던 일에 대해서-

.

친했던 몇몇 이들에게 한국에 들어왔다고 잘 지내냐고 연락을 했다. 

그리고 그중에 몇은 곧장-

"너 투표하려고 들어왔지?!"로 대답을 했다.

무언가 상기되어 있는 느낌에 놀랐다.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할까..

하긴 이미 이전부터도 무언가가-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누군가가 공유하던 정치 관련 이야기들로 메시지가 많더라니-

언젠가부터는 서서히 서먹해진 분위기의 단톡방들.

.

그렇다. 선거 시즌이긴 하다.

하지만,

뉴스를 보던, 유튜브를 보던, 가족과 친구와 얘기를 하던

전부, 정말로 전부! 서로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얘기한다.

'A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끝이야-'

'B가 되면 정말로 정말로 나라가 망할지도 몰라-'

서로 진심으로 이런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음..

.

마침 넷플릭스에서 소셜 딜레마(Social Dilemma)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21세기 초연결 시대의 주역, SNS 플랫폼이 사회 미치는 아주 어두운 영향을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예시들이 눈에 띈다.


전제: 한 사용자에 대한 수집된 빅데이터가 존재한다. 이때 개인이 식별되는 데이터가 아닌 하나의 계정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그리고 AI의 추천 알고리즘이 이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피드, 영상을 결과로 추천한다. 


구글 검색의 예시

어느 한 사용자가 구글 검색창에 '기후 변화'를 검색할 때. 

그 사용자의 장소(IP 등)와 시간, 성향(관심사 등)에 따라 각각 다른 추천 검색어와 검색 결과가 나온다.

-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똑같이 '기후 변화'를 검색해도 한 명은 '기후변화는 거짓말'이 추천 검색으로 뜨고 다른 한 명은 '기후 변화 트렌드'가 나오는 등 사용자에 따라 필터링된 결과가 나온 셈이다.

- 이것은 이미 "기후 변화"라는 사실 자체에 대한 검색을 넘어선 것이다.


SNS 플랫폼의 예시

어떤 두 사람이 있는데 그 둘은 아주 친한 사이이며 성향도 비슷하다.

- 하지만 그 둘이 보는 Facebook나 Youtube의 피드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물론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새로고침 할 때마다 각각 다른 내용이 추천되어 나온다.) 

- 즉, 우리 모두는 알고리즘이 제공해준 대로 각각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SNS 계정 개수만큼의 각각의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 제공된 세계만을 보는 것은 마치 영화 '트루먼 쇼'와 같다.

- 그리고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이것을 진짜 현실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 더 큰 문제는, 자신이 보고 있는(제공되는) 세계에 다른 사람들도 다들 동의한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 제공된(또는 통제된) 세상의 뉴스, 피드 안에서만 서로 라이크와 공유를 누르기 때문이다.

- 피드에 달린 좋아하는 댓글과 라이크를 통해서 동조를 하는 누군가와도 연결된다.

- 그리고 다른 수많은 세상들(한 번도 제공되지 않았던)과 어쩌면 조작된 사실이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 결국 일련의 제공된 사실들에 한해서 세계관이 더 확고해지게 되고, 따라서 그 세계의 테두리 안에서만 판단하게 된다.

- 그리고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그 규모가 커지면 그들의 세계관과 모순되는 정보를 인지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 결국은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개인이 아니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반대편을 못 본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다들 이렇게 답답하지?"

"뉴스도 안보나? 내가 계속 보고 있는 이 정보들을 보라고!"

"어떻게 다들 못 보는 거지?"

근데 정말로 다들 똑같은 정보를 못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그렇게 우리는 어떤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멀어지기만 할 뿐인 것인지 모르겠다.


* 내용 출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Social Dilemma)


@ 알고리즘도 추천 능력을 조절할 수 있다더군요. 50% 70% 90%. 아직까진 사람의 통제안에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사진을 정리할 때 보통은 자르기도 하고, 색을 보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뭔가 괜찮은 사진인데, 왠지 편집을 해도 어울리는 이야기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 사진을 한번 좌우 반전, 상하 반전도 해보자. 어쩌면 생각도 반전되면서 사진과 어울리는 이야기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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