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서 살아남기)(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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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연금은 치유되지 않는다. >
회사는 커다란 생물체다. 신입사원을 받아먹고, 퇴직자들을 뱉어내며 산다. 사장도, 임원도, 장군도, 국장도, 계약직도 예외가 없다. ‘투-’하고 내뱉어진다. 그리고 잊혀진다. 그들에게는 추억이 남겠고, 남은 동료들의 기억에도 가끔 소환될 것이다. 퇴직자들도 이내 완벽히 잊혀질 거라는 것을 안다.
‘인생 2막‘이라는 말로 축하를 받았지만, 세상에 던져진 자신을 발견한다. 쓸모가 없어진 경력과 나이 든 몸을 보게 된다. 주변에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라고 다그치지만, 세상이 변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서글프게도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건 재물이다. 퇴직하면 집문서와 통장잔고가 존엄의 기초가 된다. 집문서와 통장잔고를 유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있다면 품위 있는 퇴직자로 살아갈 바탕은 된다. 공무원이라면, 군인이라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연금’이라는 현금흐름이 있다.
공무원이나 군인은 퇴직금 대신 공무원 연금이나 군인 연금을 받는다. 퇴직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지만, 연금이 월등히 이익이다. 군인은 전역 즉시 나오고 공무원은 65세부터 지급된다. 무슨 공을 세워야 연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받는 것도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으면 연금이 크게 감액된다. 최대 절반으로 준다. 자신이 낸 기여금에 이자정도만 주고, 국가의 부담부분은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군인의 경우 40세부터도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금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40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연금까지 생각하면서 노후를 계획하게 된다. 연금이 무너진다면 계획된 노후는 통째로 무너진다. 퇴직자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연금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지키려면 연금 제한 사유나 감액 사유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투덜거리지는 말자. 형사처벌 받는 사람의 권리와 파면, 해임된 사람의 노후를 위한 매뉴얼 같은 건 앞으로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감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연금 제한 사유를 알아봐야 한다. 사건에 휘말린게 억울하고, 지시한 사람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투덜거릴 때가 아니다. 조직에서의 승진과 진급은 어렵더라도, 퇴직을 할 수밖에 없더라도 반드시 연금은 가지고 퇴직해야 한다.
공무원 연금과 군인연금의 감액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공무원연금법 제65조와 군인연금법 제38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파면된 경우, 금품 부조리 등으로 해임된 경우다.
금고 이상으로 형으로는 징역, 무기징역, 사형이 있다. 징역형을 받으면 연금이 제한된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징역 같은 중한 범죄에 대해 연금 박탈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방조범이거나, 관례적이거나, 합의가 이루어지는 등 죄질이 약한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보통 집행유예가 선고된다. 집행유예도 징역형의 집행유예이므로 징역형이 선고된 것이다. 이때도 연금이 절반으로 감액된다. 어떤 범죄는 벌금형이 선택형에 없어 징역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죄가 있다. 선고유예는 거의 선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 기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연금의 감액을 피하기 어렵다.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범의 경우 감액대상에서 제외되지만(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61조), 여러 죄명이 합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기 때문에 여러 죄명에 과실범과 고의범이 섞여 있다면 고의범이 죄질이 약해도 연금은 절반으로 감액된다.
퇴직자라고 하더라도 재직중의 사유로 처벌받는 경우 연금 절반이 감액될 수 있다. 퇴직 후에 수사나 재판을 받는 경우에도 항상 연금을 생각해야 한다. 재직 중 사유와 재직 후 사유 등 여러 죄명으로 재판받고 있다면 재직 중 범죄에 대해 분리하여 선고해 줄 것을 요청해 볼 수도 있다. 판사도 공무원이므로 연금감액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판단할 것이다.
파면된 경우 사유를 불문하고 연금이 절반으로 감액된다. 해임의 경우 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 및 유용인 경우에 1/4이 감액된다. 이러한 사유로 파면 및 해임되었다면 연금감액 문제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인사소청을 제기하고 행정소송까지 다투어 보아야 한다.
퇴직일시금으로 이미 받은 경우에는 감액할 연금이 없으므로 퇴직 후 형사처벌을 받아도 퇴직일시금을 환수하지는 않는다. 수사나 재판 중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이나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진다. 이 경우 유죄의 확정판결이 없으므로 연금은 감액되지 않는다. 그래선지 가끔 안타까운 뉴스를 보곤 한다.
상처받은 연금은 치유되지 않는다. 징역형은 형기도 있고, 가석방도 된다. 연금감액은 기간이 없다. 퇴직 공무원이 죽을 때까지 감액된다. 사회에 봉사하건, 수도승처럼 경건하게 살건 그건 알 바 아니다. 공무원 연금과 군인연금이 다쳐선 안 된다.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것이 사라져도 주머니에 남아 있을 직장생활의 결정체이지 않은가. 존엄과 품위의 기초이지 않던가.
(중국어는 잘 모르지만, 마지막 장면은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