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자, 들어봐 봐. 구명보트에 우리 가족을 태웠는데, 보트가 무거워서 가라앉으려고 하는 거야. 한 명을 바다고 내보내야 한다면 누구를 내보낼 거야?
아들: 음.. 나부터 내릴래요.
엄마: 오~~ 그다음에는?
아들: 또 바다로 빠져야 해요?
엄마: 응.
아들:(좀 더 고민하며) 아.. 빠요.
엄마: 누나랑 엄마 남았구나. 한 명만 보트에 남겨둘 수 있다면 누구를 남길 거야?
아들:음....... 누나요. 누나를 마지막까지 살려둘 거야.
얼마 전 도덕 시간에 우리 반 친구들과 생명과 관련된 수업을 했어요. 내 주변의 소중한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구명보트에 8개의 생명만 태울 수 있다고 했지요. 그리고 보트에서 한 생명씩 내보내고 마지막에 어떤 생명을 살려둘지에 대한 활동을 했습니다.
감정이입이 된 몇 명의 친구들은 울기까지 했어요. 아빠와 엄마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지 모르겠다고 울기도 하고, 동생을 남겨둔 아이, 할머니를 남겨둔 아이까지 아이들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명이 달랐습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아들과 이야기하면서 아들에게도 물어봤어요. 너는 누구를 남기고 싶은지요.
자기가 먼저 내리겠다는 말에 마음이 찡했습니다. 엄마와 아빠 중에서 고민하다가 아빠를 보낸다는 말에 본인이 더 마음 아파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누나를 살린다고 하네요.
아이를 둘 낳고 기르면서 가장 행복할 때는 둘이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지켜볼 때입니다. 저희 집 남매는 많이도 싸우지만 정답게 놀 때가 많아요. 첫째는 동생과 재밌게 놀아주고, 양보와 배려도 많이 해줍니다. 둘째는 누나가 하는 놀이면 다 좋다고 즐겁게 하지요. 머리가 커진 둘째가 반항하면 싸움이 시작되지만,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 딸, 동생이 우리 가족 중에서 딱 한 명만 구명보트에 남겨둔다면 누나를 마지막까지 남겨둘 거래.
딸: 진짜?
딸에게 아들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니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동생이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나 봐요. 감동받은 거 같더라고요.
지지고 볶고 싸우는 일상을 살다 보면 가족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아요. 이렇게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을 듣게 되면 '이게 가족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내가 바다에 빠지면 마음 아파할 사람이 있다는 것,
나를 마지막까지 살려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가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