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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있는 그녀 Oct 17. 2024

왜 성시경이랑 결혼 안 했어요?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아들과의 수다(1)



물끄러미 너를 들여다보곤 해.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너의 모든 순간.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엄마: 아! 성시경 노래 너~~무 좋아.

아들: 좋은데 왜 성시경이랑 결혼 안 했어요?

엄마: 하하하. 좋다고 다 결혼하는 건 아냐.

아들: 그럼 왜 아빠랑 결혼했어요?

엄마: 왜 결혼했을 것 같아? 아빠 어떤 점이 좋아서 결혼했을까?

아들: 음... (곰곰히 생각한다.) 울면 와서 안아주는 거.





성시경 노래에 푹 빠져 있는 엄마에게 그렇게 좋은데 왜 성시경이랑 결혼 안 했냐고 물어보는 아들입니다.


잠자리 독립을 노력 중인 아들은 자다가 깨면 엄마를 부르며 울곤 했습니다. 그러면 잠귀 밝은 남편이 가서 아들 안아주죠. 아들은 그게 고맙고 좋았나 봐요.


아빠랑 왜 결혼했을까 물어보니 그것부터 말하네요.

자신의 경험이 담긴 답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 내에서 답을 찾는 것 같습니다. 모든걸 다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을 읽는거겠지요. 20대의 답과 경험이 쌓인 40대의 답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20대의 제가 한창 사람들과 어울리며 밤 늦게까지 놀 때, 30대의 전 남친(현 남편)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거 부질 없는데... 그래도 경험해봐야 알겠지."

전 남친은 이미 경험을 했고, 그 시기 인간관계가 부질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소리보다는 기다려주더라고요. 제가 깨우칠때까지요. 그게 전 남친의 매력이었고,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죠.


"엄마는 아빠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준 점이 좋았어. 그리고 아들이 울 때 달려가서 안아주는 사람이라서 더 좋아. "


아들에게 말해주지 못한 이 말을 언젠가는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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