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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있는 그녀 Oct 15. 2024

나를 잃어버리게 돼.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딸과의 수다(1)





딸: 엄마,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어주고 맞춰주는 것도 좋은데, 자꾸 그러다 보면 나를 잃어버리게 돼.

엄마: 뭐라고? 나를 잃어버린다고?

딸: 응, 하자는 대로 다 맞추면 나는 없는 거잖아. 내 의견도 말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

엄마: 우와. 인생의 진리를 벌써 깨우치다니. 맞추는 것도 필요한데 내 의견을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




잠자리에 누워 자려는데 딸이 갑작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오늘 학교에서 이런 생각이 들만한 상황이 있었나 봐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죠.

다 자기주장만 하면 일이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주변 사람을 배려해 주고 맞춰주는 것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고, 내 생각은 어떤지 자꾸 생각하지 않으면 딸 말처럼 나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요.



우리 사회는 평균 지향적이고 다수결을 좋아합니다. 중간에 있으면, 많은 쪽에 있으면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딸 말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딸이 어른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는 나를 잃어버리지 않게 잘 살고 있는지 말이죠.



용기 있게 질문할 줄 알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 의견을 정중하게 표현하고 나와 맞지 않은 의견도 잘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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