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티처스를 즐겨본다. 대한민국 학생들이 이렇게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구나 새삼 놀란다. 내 학창 시절 때도 이랬나?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아이들은 더 타이트해지고 더 살벌해졌다. 공부의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생존수영하듯이 하루하루 헤쳐나가고 있다.
티처스에 나온 많은 학생들 중 유독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그 공부는 저에게 매력적이지 않아서요."
공부 방법이 매력적이지 않아서 안 한다는 한 남학생. 그 말도 안 되는 핑계에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
엄마가 공부 방법을 알려주고, 교재도 만들어주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고등 3학년 영어 교사로 대학 입시의 전문가인 엄마의 말은 듣지도 않고 매력 타령이나 하고 있다. 아휴...
매력적인 공부라...
그 친구는 뭔가 효율적인 방법, 노력 대비 효과가 좋은 가성비를 따지는 그런 공부를 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공부는 결국 노력이고, 연습이다. 매일 나만의 루틴으로 지속적으로 하는 습관인 것이다. 학습에서 '학'만 하고 '습'이라는 과정을 무시하면 실력은 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저 남학생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딸의영어공부를 지도하는 게 만만치가 않아 요령을 피우고 싶어진다.
영어는 가르칠수록 어렵다.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영어는 해야 할 분야가 참 많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 문법까지 신경 써야 할 게 많아 머리가 복잡하다.
늦게 시작한 영어라 더 조바심이 생긴다. 부지런히 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헛짓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좋은 공부방법이 있는지 찾게 된다. 저 남학생처럼 뭔가 우리 딸 상황에 딱인 매력적인 공부를 찾고 있는 것 같다. 효율적이면서 가성비 좋은 그런 공부 방법.
그런데 그런 공부는 없다. 매일 익히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머리로는 아는데 자꾸만 지름길이 없나 살펴본다.
그러다가 발견한 어떤 영상!
영어 공부할 때 다른 거 말고 이거 딱 2개만 꾸준히 할걸!
혹하는 제목에 클릭해 보니 자녀를 좋은 대학교에 보낸 한 엄마의 영상이었다. 이것저것 많이도 시켰는데, 결국 리딩과 어휘가 중요했다는 게 요점이었다.
리스닝, 문법, 회화 등 해야 할 것이 많아 복잡했던 나에게 심플하게 원칙을 주는 느낌이었다. 리딩과 어휘만이라면 매일 집공부로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 부담도 적고 나도 지도하기 편하고, 티처스의 남학생이 원하는 그런 매력적인 공부처럼 느껴졌달까.
고학년이 되면 쓰기도 하고, 문법도 공부해야겠지만 3, 4학년 때는 리딩과 어휘에 집중하는 것으로 중심을 잡았다. 복잡했던 머리가 조금 정리되었다. 가닥을 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잡고 가니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