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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호 Mar 17. 2021

From. 감정,  To. 감정

에필로그

 늘 근처를 서성 대다가 방심하면 찾아오는 녀석들


 과거의 죄책감이 말했다. "나 좀 잠깐 쉬어 가도 될까?"

미래의 두려움이 끼어들었다. "이번엔 내 차례야."

과거에 죄책감, 미래에 두려움은 늘 근처에 머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에 집중할 때만큼은 사라진다.


 '나는 과거에 죄책감을 느끼고 미래에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우리가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현재를 살 수 있는 능력 덕분이다.' -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 -



 1월보다 오히려 3월이 더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


 3월에도 가끔 눈이 내렸다. 그럴 땐 눈이 꽃송이로 바뀌는 상상을 다.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뜻해서 느긋한 마음으로 길을 걷는 모습은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짐을 내려놓고 도시락과 책을 꺼내면서 벌써 낮잠 잘 궁리도 다. 생각만으로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하고 보라, 기분이 좋든 말든.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아닌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 하기로 했으면 의욕이 생기든 말든 일단 해 본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부자리에서 나오기 싫다. 그래도 아침 운동을 하기로 했으면 일어난다. 정 하기 싫으면 이부자리 위에서 스트레칭이라도 다. 이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낳는다. 뿌리가 썩으면 나무가 죽듯이 내면세계가 텅 비어 버린 채로 사람은 살 수 없다.

사람에게 뿌리란 나를 가장 나 답게 만들어 주는 것, 즉 내면세계이다.'

「홀로서기 심리학 : 이제는 흔들리지 않고 삶의 중심을 잡고 싶다면 본문 중」

 


 나의 감정을 쓰윽 바라보는 눈빛


 최근에 감정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다. '화'라는 감정이 쾅쾅!! 노크를 했다. 머릿속에는 올게 왔구나 싶어 행동에 앞서 머리를 굴려 보았다. 말로 할까, 표정으로 할까 고민하다 결국 입으로 녀석을 뱉어 냈다. 감정은 나의 목소리를 타고 멀리까지 달려 나갔다. 이게 정말 나도 모르게 나온 이었을까.

  아니었다. 내가 보내기를 결정했다.  감정 그놈, 내가 잘 다루고 있을까. 끌려가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세상을 보는 렌즈


 이슬비가 내리고 하늘이 흐려도 아름다운 마을이 있었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옅은 회색 빛깔의 배경에도 소소한 사연이 담겨 있을 만한 지붕 있는 집이었다. 고요한 풍경은 한결 마음의 여유를 즐기기 충분했다.

 '하늘이 쨍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다음 날, 화창하고 푸른 하늘 아래 그곳을 다시 찾았다. 여전히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어제의 운치를 느낄 수는 없었다. 같은 시각, 동일한 장소였다. 나의 감정, 내가 바라보는 렌즈가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렌즈로 세상의 중심을 본다


 당신이 나를 보는 렌즈로 나를 판단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잠시 멍 때려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의 마음은 여전히 건강하다. 타인의 눈에 의한 평가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고,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은 무지개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당신에게 그것이 아름답고 설레일 때 그 감정을 기억하자. 마음이 얼마나 동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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