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도 다정한 리더가 이긴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을 잊을 것이고, 당신이 한 행동 또한 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느꼈던 감정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 미국의 시인, 배우, 작가 마야 안젤루 -
EQ(Emotional Quatient, 감성 지수)가 높은 사람은 감정이 풍부하다기보다 감정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다. 감정에 덜 휘둘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조직에서 나 또는 당신의 감정이 구성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통과 협업의 시대, 왜 EQ일까?
EQ는 나와 당신 모두에게 윈윈이다. 우리가 서로 협업하는 데 있어서 더 행복하고 더 몰입하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EQ가 높은 직원은 업무 만족도가 높고 생산성이 높으며 승진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Wong & Law, 2002). 또한 회복탄력성이 높다. 일이 힘들 때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여 위기를 극복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력도 높다.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결정하기 전에 경청하고, 실수를 인정한다. 공감을 표시하며 부정적인 감정에 적절하게 대응한다.
EQ가 높은 건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나와 일하는 동료에게도 좋다. 그들을 더 나은 동료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여 갈등도 예방한다. 팀 내 조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서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EQ가 높은 사람은 다른 이들과 소통을 잘하여 타인의 입장과 관점을 잘 이해하고 대인 관계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 협업을 촉진한다(Cherry, 2022).
【 EQ 행동 체크 리스트 】
- 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가?
-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가,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가?
- 나는 말 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직전 혹시 감정이 담겨있는 건 아닌지 체크하는가?
- 나는 동료들에게 내가 부족하다고 말한 적 있는가?
- 나는 동료에게 피드백을 줄 때 상대의 수용 가능성을 따져보는가?
- 나는 감정이 세게 올라올 때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해 보는가?
- 나는 실수한 팀원에게 기가 죽지 않게 이해하고 격려하는가?
EQ의 5대 구성 요소란?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고먼은 EQ의 5대 구성 요소를 자기인식, 자기조절, 동기부여, 공감, 소셜 스킬로 정의했다. IQ(Intelligence Quotient)가 하드 스킬이라면, EQ는 소프트 스킬에 해당한다. 이 5대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① 자기인식 : 자신의 감정, 상태, 가치를 똑바로 이해하는 역량
예) 내가 기존보다 불리해진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내가 정말 속상한 건 이게 징조가 되어 앞으로 더 악화될 상황에 대한 성급한 걱정과 불안 때문이다. 만약 이런 감정을 바로 캐치하고 인지하면 어떨까. 불필요한 오해, 감정 소모뿐 아니라 나의 흔들린 감정으로 인해 나중에 후회할만한 결정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② 자기조절 :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조절하는 역량
예) 미팅 중에 상사로부터 비난을 받았을 때 불편함은 나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든다. 당황스럽고 가슴속에 전쟁이 난 것처럼 혼란스럽다. 이때 나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 순간 그 조절하고자 하는 노력은 나의 코어를 지키고, 내가 쉽게 무너지지 않게 멘털을 잡아준다.
③ 동기부여 : 내적 가치를 통해 의욕을 높이는 역량
예) 나를 둘러싼 외부 요인들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일하기 더 나은 환경과 조건들은 나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히 매혹적이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 보면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외적 요인들만은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쫓으면 가는 길이 헷갈리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게 된다. 결국 누구나 단기간에 기를 수 없는 경쟁력을 갖게 만든다.
④ 공감 : 타인의 시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역량
예) 동료가 기운이 없어 보일 때,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인다. 그러다 보통은 괜히 오버하는 것 같아 모른 체 하기 마련이다. 이때 "요즘 좀 컨디션이 어때요?'라고 먼저 물어보면 어떨까. 이는 팀원들과의 교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안부를 두세 번 주고받으면 어떻게 될까. 서로 정서적으로 지원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다. 이처럼 공감은 상대를 서포트하는 도움이자 리더십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⑤ 소셜 스킬 : 원활한 대인 관계 형성과 팀워크 역량
예)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고 싶을 때 비판이나 비난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동료에게 비판적인 피드백은 상처가 될 수 있다. 또한 동료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긍정적인 단어, 발전적인 언어로 소통하면 어떨까. 이는 동료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동료의 성장을 돕는다.
이와 같은 자기인식, 자기조절, 동기부여, 공감, 소셜 스킬의 실천은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이상적인 동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재 선발 시 인성 면접 기준으로 활용된다. 또한 이 소프트 스킬들을 갖춘 리더와 일하면 어떻게 될까. 바로 내가 이 조직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손꼽히는 이유가 된다. 바꿔 말해, 요즘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그렇다면 나는 리더로서 EQ를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1) Meet me, 나를 자세히 들여다 보기
'나 혼자 산다' 또는 '나는 솔로'와 같은 예능 출연자들은 영상 속 자신의 행동을 보며 "내가 저랬었나", "저 정도인지는 몰랐다", "거울 치료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살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했던 적이 있는가를 떠올려 보면 언제였는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성격 테스트를 통해 나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나의 성향은 어떤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의 경쟁력은 무엇인지를 짚어 볼 수 있다.
다음은 나의 발작 버튼은 누가 누르는지, 어떨 때 눌러지는지 리스트를 작성해 보자. 이를 통해 내 마음속에 전쟁이 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는지 인지할 수 있다. 이렇게 나 스스로를 돌보고 보호할 수 있는 자기인식과 자기조절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로부터 나의 대화 스타일, 성향에 대해 피드백을 요청해서 들어보자. 그들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진심을 담아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 나 또한 내가 직접 요청했기 때문에 평소에 듣던 잔소리와는 다르게 임팩트가 클 것이다.
2)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기
감정 일기는 나의 감정을 체크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 글로 쓰는 일기를 말한다. 부정적인 감정 또한 포함하여 쓰면서 인정하는 것이다. 단순히 '화났다'라는 한 마디로는 그 감정을 다 담을 수 없다. 나의 반응과 징후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였는지 기록하다 보면 나의 감정을 밖으로 꺼내 볼 수 있다. 나의 행동으로부터 감정을 분리하여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 컨트롤하기 어렵고 답답했던 마음 또한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는지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나의 내면의 가치를 찾아보고 인정하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동기부여 역량을 높일 수 있다. 감정일기가 아직 낯설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여해 보고 싶을 경우 '밑미: 내면의 변화를 만드는 플랫폼'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3)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다시 보기
내가 닮고 싶은 동료의 행동과 태도를 관찰해 보자. 저 사람의 시각에서 현상을 보려고 노력해 보자. 저 상황에서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를 그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이러한 훈련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그들의 감정을 헤아리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배려와 존중을 할 수 있다.
다음은 영화, 드라마, 예능을 보거나 뉴스 레터, 기사를 읽을 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에 호기심을 갖고 그들은 어떤 삶을 사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공감대를 키우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관찰을 하고, 그 캐릭터의 시각에서 현상을 보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는 점점 나의 공감의 반경을 넓혀 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쉽게 무시하거나 부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바로 비하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런 감정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러한 행동과 태도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가치였고, 지키고 싶은 코어였고, 심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 안에서 동료들과 오해를 줄이고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나 스스로 뿐 아니라 나의 동료를 품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AI로 IQ가 빠르게 대체되는 시대, 감정을 돌볼 줄 아는 EQ는 앞으로 조직에서 꼭 필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독단적인 리더가 조직을 망치는 사례'를 주제로 함께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