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 백구도 처음입니다만]
휴학을 하면 큰일이 날 줄 알았다.
아무 일도 없더라.
회사를 때려치우면 굶어 죽을 줄 알았다.
아무 일도 없더라.
서울을 떠나면 불편해 못 살 줄 알았다.
아무 일도 없더라.
학교를 열심히 다니면 잘 살 줄 알았다.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대도시에 살면 모든 것이 편할 줄 알았다.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알고 보니 난, 꽃등심 대신 꽃나물만 먹어도 좋더라. 에스프레소 대신 믹스 커피만 마셔도 즐겁더라. 눈부신 야경의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며 맞는 스모그보다, 가로등 하나 켜진 논두렁길을 자전거로 달릴 때 코끝을 간지럽히는 흙먼지와 들바람이 더 좋더라.
알고 보니 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때 가장 행복하더라.
▶ 이봐 집사... 내게도 '날 위한 시간'을 좀 보장해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