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 백구도 처음입니다만]
‘남해에 내려와서 살며 어떤 것이 달라졌어요?’
종종 듣는 질문이다. 달라진 생활이 한둘이 아니라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그 모든 변화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차이는 ‘삶의 속도’에 있는 듯하다.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목적지 경로검색을 ‘고속화도로’나 ‘최단시간’으로 밖에 설정할 줄 모르며 살다가, 속도를 줄여 굽이굽이 국도로 돌아가고 때로는 흙먼지 나는 좁은 농로도 지나며 주변을 살펴볼 줄 알게 됐다. 시골에 살며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성이 더 커지는 생각이 있다.
삶을 대하는 속도 차이를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는 것.
컬러 스프레이로 단 몇 초 만에 바꾼 낯선 색깔보다는 무명천에 꽃물을 들이듯 해야 겠다. 스며들 듯 천천히. 오랜 시간이 걸려도 얼룩지지 않고 온연하게 고른 색을 드러내도록 말이다. 이곳에서 오래 살아오신 분의 보폭에 맞춰 걸으며, 주변도 살피고 둘러보며 천천히 하루의 시간을 채워가고 싶다. 그런 일상이 곧, 번잡한 도시를 떠나 고즈넉한 시골에서 살아가는 나름의 이유일 테니까.
▶ 산책할 때 내 발걸음에나 좀 맞춰줄래? 줄 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