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책,
젊은 영웅이 남긴 세 가지 교훈

삼국지를 다시 읽다 8 – 손책

by 강한진

고작 25세인데 일련의 유언 형식으로 지시하며 침착하고 지혜롭고 명확하게 국가 대사를 처리하는 손책의 모습은 압권이다. 이 아까운 젊은 영웅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남긴다.


첫째, 원수를 만들지 말라.

많은 사람을 이끄는 리더는 난감하고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조직이 크고 일이 중요할수록 대립과 갈등이 많아진다. 대립하고 상처를 주다가 최악의 경우 원수도 된다. 어쩔 수 없을 때도 있고 감수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원수 한 명은 친구 열 명보다 힘이 세다.

원수를 안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덜 만들 수는 있다. 방법은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냉정하게, 사람은 따뜻하게’이다. “자신을 다룰 때는 머리를 쓰고, 상대방을 대할 때는 가슴을 쓰라”라는 엘리나 루즈벨트 여사와 “엄격함과 너그러움이 동시에 필요하다면 너그러움을 선택하라”라는 공자가 가르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 무리한 통일이나 획일화는 위험을 키운다.

리더는 더 많이 조사하고 생각하고 고민한다. 구성원보다 더 멀리 더 깊게 보며 기회나 위협을 먼저 발견한다. 그런데 구성원은 매우 다양하고 분분하다. 상황은 다급한데 생각은 흩어져 있고 움직일 기미를 안 보인다. 리더의 안목과 전략을 의심하고 반대하며 엉뚱한 소리까지 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상황이 참기 힘들어진다. 낭비적인 논란을 없애고 질서를 잡아 생각과 행동을 통일하면 더 빨라지고 생산적으로 될 것 같다.

당시 유가, 법가, 도가 사상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민간에 영향이 큰 것은 도가였다.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손책의 정책에 대한 반대의 여론에 도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전쟁을 앞둔 비상 상황이다. 국력을 집결시켜야 한다. 성향으로 볼 때 손책은 강력하게 밀어붙였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어쩌면 그의 방법이 실패했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중국 2000년 역사를 연구한 이중텐(易中天)은 중국 황제들의 사상 통일 시도와 국가의 성쇠 관계에 대해 말하면서 “아무리 좋은 사상도 일단 독존(獨存)되면 반드시 정체한다. 국가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과 사상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다. 나라는 통일되더라도 사상은 하나로 통일되지 않아야 흥하게 된다. (중략) 나라가 통일되고 또 사상마저 통일되면 망한다.”라고 말한다.


셋째. 위협하는 리더십이 더 위험하다.

변화가 갈수록 격해진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소멸한다. 그래서 리더나 경영자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한다. 강하게 위기의식을 일으켜서 구성원들이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다. 위기의식은 강한 동기부여다. 두렵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은 두려움을 피하려고 움직인다.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매를 드는 부모가 그렇고 몽둥이를 드는 처벌자가 그러하며 위협하는 권력자가 그렇다.

그러나 두려움은 부정적인 감정이며, 두려움에 의한 동기부여는 환각제처럼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사라지고 내성이 생기며 점점 양이 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 사람은 원래 게으른 존재라는 부정적인 인간관이 깔려있다. 짐 콜린스는 “변화하고 창조하고 다시 새롭게 하는 것의 주된 이유는 두려움이 아니며, 단지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 위대한 것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라고 잘라 말한다.

많은 사람이 “군주는 사랑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낫다”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한다. 그러나 “또한 군주가 신중하게 피해야 하는 것은 미워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라는 그다음 문장은 기억하지 않는다. 두려움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미움의 대상이 된다. 그 두려움을 능가는 긍정적인 감정이 ‘기대’와 ‘자신감’이다. 손책은 뛰어났고 리더십과 통찰력, 능력, 큰 비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힘으로 제압하고 통일시키려 했다. 두려움을 무기로 이용한 것이다. 실패했다. 만일 그가 ‘기대’와 ‘자신감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최근 샐러드 볼이란 개념이 눈길을 끈다. 모두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조화되어 더 큰 무엇을 이루는 사회를 이미지적으로 잘 드러낸다. 주된 관심을 각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조화에 두는 것 같다. 그런데 한발 물러서 보면 무엇이 보일까. 만약 그 그릇이 깨진다면?

좋은 리더십이란 모든 구성원이 고유성과 장점을 유지하며 잘 어우러지게 하고 잘 마련된 테이블로 갈 수 있게 튼튼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고 이끄는 그릇 아닐까. (完)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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