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해프닝으로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은 채, 각성상태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 퇴근을 하고 몰려오는 졸음에 잠깐 눈을 붙이고선 문득 이 성어가 떠올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할 사자성어는 '삼일천하'이다.
'삼일천하(三日天下)'는 정권을 잡았다가 짧은 기간에 밀려나게 됨을 ‘삼일 동안 천하를 다스리다’는 말로 표현한 사자성어이다. 사자성어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 많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도 적지 않다. 이 사자성어가 그런 경우이다.
'삼일천하'라고 표현되는 우리나라의 사건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조선 인조 때의 이괄의 난이다.
이괄은 인조반정에서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즉위시키는 데 공을 세우고 2등 공신에 책록 되었는데, 사농공상에 불만을 품고 그가 역모를 꾸린다는 무고를 당하여 그의 아들 이전이 서울로 압송되기에 이른다. 그러자 1624년(인조 2년)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일으키고 한양까지 함락시켜 선조의 아들인 흥안군을 왕으로 세우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정충신에게 패함으로써 사흘 만에 잡혀 대역부도라는 죄명으로 죽게 된다.
그 두 번째는 바로 갑신정변이다.
갑신정변은 임오군란 후 청국이 조선에 3천여 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군제 개편 등 조선의 내정에 깊숙이 관여하자 청나라로부터의 독립과 조선의 개화를 목표로 1884년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서광범, 서재필 등 급진개화파가 일으킨 정변이다. 그러나 일분군을 끌어들인 것에 대한 민심의 저항과 권력 기반 조성의 실패 등의 이유로 삼일 만에 실패하게 되어 이를 '삼일천하'에 빗대어 표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쿠데타와 혁명은 무엇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성공과 실패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갑신정변의 실패의 원인 중 하나인 ‘민심의 저항’이라는 표현을 눈여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 대답은 2016년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이기도 했던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군주민수는 ≪공자 가어(孔子家語)≫ <오의해(五儀解)>에 처음 등장하며, 이후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夫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 君以此思危, 則危可知矣.’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입니다. 물이 배를 떠받들지만, 또한 배를 엎기도 합니다. 임금께서 이를 위태롭게 생각하신다면, 곧 무엇이 위태로운 것인지 알고 계신 것입니다.’
과거도, 현재의 우리나라도
어떠한 행위도, 어떠한 결정도,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만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삼일천하(三日天下) : 삼일의 천하
1. 개화당이 갑신정변으로 3일 동안 정권을 잡은 일
2. 정권을 잡았다가 짧은 기간 내에 밀려나게 됨을 이르는 말
3. 어떤 지위에 발탁ㆍ기용되었다가 며칠 못 가서 떨어지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군주민수(君舟民水) : 임금은 배,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