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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샐리 Aug 21. 2022

요가 하면 채식해야 하나요?

   요가 철학에서 채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다만 요가에서 지향하는 바와 채식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 보니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  채식하는 사람이 많다고 보는  맞을  같다. 요가를 하고 채식을 지향하는 나의 경우는 요가를 알기 전에 채식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변에 채식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로 건강, 환경, 동물권(또는 비폭력) 대한 관심에서 채식을 시작한다고 한다. 나는  계기 없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육식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점과 신체 건강에 별로 좋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채식을 지향하게 되었다. 고기를 절대 거부하진 않지만 찾아 먹진 않는다.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들과 식당에 가면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메뉴를 고르고, 친구와의 약속에선 뭐든 즐겁게 먹되, 대부분의 날처럼 혼자서 식사할  비건식을 요리해 먹거나 채식 메뉴를 찾는다.  같은 사람을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완전한 채식을 하는 게 아닌데도 변화가 생겼다. 분명 고기반찬이 없으면 식사가 부실하다고 느끼던 나는 이제 고기를 많이 먹은 다음 날이면 속이 더부룩하고, 심하면 가벼운 배탈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좋아하던 기름기 가득한 프라이드 치킨도 이제 빈 속에 먹지 못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내 몸이 느끼는 음식에 대한 반응에 더 예민하게 귀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냥 나이를 먹으며 위장이 약해지고 예민해진 게 아니냐고 한다면 과학적 근거로 반박하긴 어렵겠지만, 자신의 신체적 변화가 어디에서 오는지는 스스로 분명히 알 수 있다.


   꼭 채식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서는 과식과 트랜스지방 섭취만 조심해도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이 모든 게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습관으로부터 온다는 점이다. 나도 아주 오랫동안 술과 야식을 습관적으로 즐겼다. 일과가 아무리 늦게 끝나도 짠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아쉬웠다. 사실 정말로 맛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온전한 내 시간을 가지며 자극적인 맛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 같다. 그렇게 먹는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터득해가면서 술과 야식 없이도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먹는다. 다만 그럴 때 내 몸의 컨디션이 어떤지, 혹시 너무 과하게 많은 양은 아닌지 의식적으로 판단할 때와 그러지 않을 때에는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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