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깨우는 단백질
뇌에는 신경세포가 건강하게 자라고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BDNF라는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 단백질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라고 불리며, 신경세포가 성장하고 생존하며 서로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학습과 기억력을 향상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BDNF가 충분히 분비되지 않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뇌의 회복력이 떨어지고, 기억력 저하, 집중력 문제, 정서적 불안정,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경험한 경우, 체내에 BDNF가 충분히 존재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창고에는 물건이 가득하지만, 배송 시스템이 고장 나 필요한 곳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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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가 뇌에 남긴 흔적
2012년 삼성서울병원과 하버드의대 공동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 105명과 일반인 50명을 대상으로 BDNF 혈중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BDNF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트라우마의 종류에 따라 BDNF 활용 능력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1. 성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이 BDNF 활용 능력이 가장 낮았고,
2. 그다음으로 지속적인 폭력,
3. 생명을 위협받는 사고,
4. 폭언이나 방임과 같은 정서적 학대 순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즉, 트라우마가 클수록 뇌의 회복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감정 조절과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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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NF를 깨우는 방법: 뇌를 회복시키는 실천들
그렇다면, 체내에 쌓여 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는 BDNF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1. 유산소 운동, 뇌를 깨우는 가장 쉬운 방법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30~60분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해마(hippocampus)에서 BDNF 생성이 촉진된다고 합니다. 해마는 기억력과 학습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영역이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의 경우, 격렬한 운동이 오히려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운동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걷기, 요가, 필라테스, 태극권 같은 리드미컬한 운동은 불안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BDNF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 후 몸이 긴장되거나 불편함을 느낀다면,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깊은 잠이 필요합니다
BDNF는 수면 중, 특히 깊은 수면(서파수면) 단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생성됩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BDNF 분비를 감소시키고, 기억력 저하와 정서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음식으로 BDNF를 키울 수 있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DHA), 폴리페놀(베리류, 녹차, 다크초콜릿), 커큐민(강황) 등이 BDNF 발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식습관을 조금만 신경 써도, 뇌를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4.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경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과정은 신경회로를 활성화하고 BDNF를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독서
✅ 악기 연주
✅ 퍼즐 풀기
✅ 새로운 언어 배우기
이러한 활동들은 뇌의 가소성을 높이고 신경 연결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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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운동은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운동은 BDNF를 활성화하고 뇌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운동이 도움이 되려면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리드미컬한 움직임(걷기, 자전거 타기, 춤, 요가 등)**이 신경계를 안정시키면서도 BDNF 분비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몸이 보내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불안감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주의해야 할 점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강도 높은 운동은 오히려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운동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두렵거나 부담스럽다면, 가볍게 걸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작은 움직임이 뇌를 변화시키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