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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Feb 11. 2022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해석할까?

스타트업을 위한 회계 (4)

손익계산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 회사가 얼마나 사업을 잘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제가 작은 과일 가게를 운영한다고 생각해볼게요. 1년 동안 과일을 팔아서 번 돈을 계산해 봤더니, 1억 원을 벌었어요! 이걸 흔히 매출이라 부르는데, 손익계산서에는 '영업수익'이나 '매출액'으로 기입합니다. 매출을 인식하는 방법은 총매출, 순매출이 있는데 간단히 표현하고 넘어갈게요. 제가 파는 과일 일부를 판매 대리인에게 맡기면서 '판매대금의 30%를 줄게'라고 약속을 했다고 쳐요. 그래서 그 대리인이 1000만 원어치를 팔아서 300만 원을 대가로 주었다면 매출 천만 원, 비용 300만 원을 각각 인식합니다. 결과적으로 700만 원이 남죠. 이때 1000만 원이 총매출이 됩니다. 그런데 그 과일 자체를 아예 판매 대리인에게 넘기면서 판매 대금의 70%를 받기로 했다? 최종 판매 대금이 1000만 원이 되면, 과일 가게의 매출은 700만 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걸 이건 순매출이라고 불러요. 총매출과 순매출을 구분하는 기준은 보통 '가격결정권'과 '재고자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가를 보는데요, 매출인식의 중요한 기준이다 보니 회계 감사 때 감사인이 계약서를 엄청 꼼꼼하게 따져 볼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자, 과일을 팔아서 1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무에서 유를 만든 건 아니겠죠? 과일을 팔려면 어디선가 사과든, 수박이든 떼와야겠죠. 일단 사과를 3000만 원 치 사 오면 '상품'이라는 재무상태표상의 재고자산 항목으로 갖고 있다가, 사과가 팔렸을 때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로 바뀌게 됩니다. 여기까지 매출 1억 원에서 매출원가 3000만 원을 뺀 이익을 '매출총이익'이라고 해요.


그런데 장사를 하려면 과일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가게 점포도 빌려야 하고, 직원도 써야 하고, 가게 홍보도 하고... 아까처럼 총매출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판매수수료도 줘야 하고... 이런 비용을 통틀어서 판매관리비, 줄여서 판관비라고 합니다. 혹시 자동차 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경우처럼 회사의 필요에 따라 제조원가를 별도로 기록해 주기도 합니다. 자 아무튼 판관비를 4000만 원 썼다고 한다면, 아까 매출총이익 7000만 원에서 빼니 3000만 원이 남았네요. 이걸 영업이익이라고 부릅니다. 회사가 그해 얼마나 사업을 잘했냐의 척도는 이 영업이익을 보고 많이 판단하지요.


그런데 영업이랑 관련 없는 수입이나 지출도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여유자금을 은행에 저금했다가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이자를 낼 수도 있고요. 해외에서 사 온 파인애플 대금을 달러로 내면서 환차손익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렇게 영업 외적인 사유로 수입이 생기면 영업외수익, 지출이 생기면 영업외지출이라고 합니다. 영업외수익이 1000만 원, 영업외지출이 2000만 원 이어 었다면 영업외손익은 -1000만 원이 될 거고요. 영업이익으로 남았던 3000만 원에 합쳐보니 2000만 원이 남는 셈이 되었네요. 이걸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라고도 하고 짧게 '세전이익'이라고 불러요. 


세전이익이라는 이름을 보니 아직도 돈 나갈 게 있다는 거 짐작가시죠? 네, 아직 국가에 낼 돈이 남아 있습니다. 세금이죠. 개인사업자는 소득세를 내고, 법인사업자는 법인세를 내는데 세율도 다릅니다. 어쨌든 이 세전이익을 과세표준으로 해서 제대로 계산하고 세금을 계산해보니 500만 원! 그렇게 납세를 하고서 남은 1500만 원의 '당기순이익', 이게 진짜 내 수중에 남는 돈입니다. 이 당기순이익이 재무상태표의 이익잉여금이라는 자본 항목으로 넘어간다는 얘기는 전에도 드렸었고요. 물론 법인회사라면 이 당기순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 주거나 말거나 하는 절차가 또 있겠지만, 여기선 논외로 할게요.


재무상태표에서는 자산, 부채, 자본이라는 계정 항목을 써서 전표 기록을 하지만, 손익계산서에서는 수익과 비용이라는 계정 항목만 씁니다. 이익은 '수익-비용' 그 자체를 말하는 거니까 굳이 쓸 필요가 없는 거죠. 그리고 이익의 종류도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으로 다양하게 구분이 되는데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관심도도 달라질 겁니다. 아무래도 경영자는 영업이익에, 정부는 세전이익에, 주주는 당기순이익에 좀 더 관심을 많이 갖지 않을까요?


한줄 요약 : 손익계산서에서는 수익과 비용, 그리고 이익을 통해 회사가 사업을 얼마나 잘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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