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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Feb 10. 2022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해석할까?

스타트업을 위한 회계 (3)

재무상태표는 자산, 부채, 자본으로 구성된다는 얘기를 했었지요. 부채와 자산의 합계 총액은 자산과 일치하도록 해서 부채 또는 자본이 늘어나면 자산이 늘고, 반대로 그것이 줄어들면 자산도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흔히 '부채도 자산의 일부'라고 얘기하는 건 이러한 재무상태표 해석 방법 때문입니다. 그런데 물건을 사서 내 수중의 현금이 줄어드는 것처럼 비용이 늘어나서 자산이 줄 수도 있잖아요? 지난번 글에서 비용의 증가는 '당기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자본의 일부인 '이익잉여금'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했던 것 기억하시죠? 그래서 비용의 증가는 자본이 감소하면서 자산이 감소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럼 재무상태표를 구성하는 항목들을 좀 더 자세하게 뜯어볼께요.


먼저 자산은 크게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유동과 비유동을 구분하는 기준은 '1년'이란 기간인데요,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유동자산이고 1년 이상 걸리는 자산은 비유동자산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면 6개월짜리 적금은 유동자산이고, 바로 처분하기 곤란한 부동산은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합니다. 1년이란 기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죠. 3개월이면 받을 수 있는 매출채권이라 생각했는데, 거래처 사정으로 1년 안에 받기 힘들게 되었다면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해야 해요. 반대로 2년짜리 적금이었는데, 만기일이 1년 내로 들어오는 시점에 비유동자산에서 유동자산으로 바뀔 테고요.


유동자산은 다시 당좌자산과 재고자산으로 분류합니다. 당좌자산에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해서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외상매출금, 미수금, 선급금, 선급비용 등등이 있어요. 재고자산은 팔기 위해서 보관하는 제품이나 상품 같은 자산을 말하는데요, 1년 내로 팔릴 거라는 전제 조건이 있으니 유동자산으로 분류되겠지요? 비유동자산은 투자자산, 유형자산, 무형자산, 그리고 기타 비유동자산으로 나뉩니다. 투자자산은 부동산이나 다른 회사 주식 같은데 투자한 자산을 얘기해요. 예치 기간이 1년이 넘는 장기예금도 여기 포함이 되겠네요. 유형자산은 말 그대로 형태가 있는 자산, 그러니까 기계장치나 노트북 같은 비품, 인테리어 시설장치 같은 것들이고, 무형자산은 자산이지만 형태가 없는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소프트웨어 등을 의미합니다. 이것들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임차보증금, 장기 외상매출금, 장기 미수금 등은 기타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됩니다. K-IFRS에는 사무실 임차권 같은 사용권을 자산 개념으로 보는  사용권자산이란 것이 있는데요, 이건 유형자산이나 무형자산으로 구분하기는 좀 애매해서 흔히 별도의 항목으로 분류해 줍니다.


부채도 자산처럼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구분되는데, 역시 '1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1년 내로 갚아야 하면 유동부채, 1년 이상 지나도 괜찮으면 비유동부채이죠. 유동부채에는 외상매입금, 미지급금, 예수금, 선수금, 미지급비용 등이 있고, 비유동부채는 장기차입금, 퇴직급여충당금, 임대보증금 등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한 생각이 드실 텐데요, 왜 굳이 1년을 기준으로 유동, 비유동을 구분해줘야 하는 걸까요? 이 분류가 정확한지는 회계감사를 받을 때도 중요한 단골 이슈 중의 하나인데요, 이것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 회사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돈이 1억 원이고, B 회사는 10년 뒤에 갚을 돈이 10억 원인데 똑같이 갚을 돈이 마땅치 않은 상태라면, 당장 어느 회사가 더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클까요? 금액은 적더라도 당연히 A 회사입니다. 그리고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비유동자산만 잔뜩 보유하고 있다면, 유동성 위기가 왔을 때 원활한 대응이 어려울 거예요. 우리 몸에서 피가 많이 나면 죽을 수도 있잖아요? 또 잘 못 먹어서 몸이 삐쩍 마른 상태라도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동자산은  피, 비유동자산은 살이나 근육에 비유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나눈 값은 '유동비율'이라고 하는데 이 값은 당연히 높을수록 회사 재무 상태가 튼튼하다는 의미겠지요.


마지막으로 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자본조정, 이익잉여금 등으로 나뉩니다. 자본금은 말 그대로 회사 운영의 밑천인 자본금이고, 자본잉여금은 유상증자할 때 액면가보다 발행가가 높을 때 그 차액만큼 생기는 주식발행초과금이 대표적이죠. 자본조정에는 주식선택권, 자기주식 등이 있고, 이익잉여금은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이 고스란히 들어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해 봅시다. 아까 얘기한 유동비율처럼 좀 비슷한 개념이 있는데요, 부채에서 자본을 나눠준 비율을 부채비율이라고 합니다. 부채는 낮을수록 좋다고 했으니, 이 비율도 재무 건전성을 위해서는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게 좋겠네요. 물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부채를 끌어와 자산을 늘리는 전략도 회사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요!


한줄 요약 : 재무상태표는 자산, 부채, 자본으로 구성되며, 이중 자산과 부채는 1년의 기간을 기준으로 유동과 비유동을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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